[한보정국]與 『민심수습책 빨리 내놔야』

  • 입력 1997년 2월 4일 20시 34분


[임채청 기자] 그동안 물밑에서 일렁이던 신한국당내 「한보파문」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3일의 「시월회」(초선의원 모임) 긴급총회다. 이 모임에서 제시된 전면 당정개편 등 시국수습책이 당내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공감대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시월회의 집단행동에 대한 신한국당 지도부의 표면적 대응은 매우 신중하다. 평소 내부 불만표출에 대해 직설적인 경고를 서슴지 않았던 姜三載(강삼재)사무총장도 『우리 당이 그만큼 민주적이라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반응을 자제했다. 당저변에 동조기류가 만만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강총장은 당정개편론에 대해 『시국을 걱정하는 뜻에서 나온 것이므로 수용할 것은 수용하겠다. 하지만 주장은 옳아도 현실에 대입하기는 어려운 것도 있다』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나 한 고위당직자는 『임시국회중이라도 당정개편을 못할 이유가 없다』며 조기당정개편론을 기정사실화했다. 다른 한 당직자도 『검찰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민심수습차원에서 당정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동조했다. 조기당정개편론이 대두되는 가장 큰 이유는 마땅한 민심수습카드가 달리 없다는 현실 때문이다. 당정개편의 시기와 폭에 대한 얘기도 구체적으로 무르익는 분위기다. 시기로는 2월말이나 3월초 설이 유력하다. 한보사건 수사, 金泳三(김영삼)대통령 임기4주년(25일), 인천 서구와 수원 장안구 보선(3월5일) 일정 등을 고려한 계산법이다. 폭은 국무총리와 당대표를 포함한 대폭설이 유력하다. 벌써부터 하마평도 무성하다. 다만 여권의 「대선구도」와는 무관한 한시적 성격의 당정개편이 될 것, 즉 당대표로는 이른바 「9룡(龍)」에 포함되지 않은 원내인사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이는 오는 8월경 대선후보선출을 앞두고 한차례 더 당정개편을 한다는 것을 근거로 한 전망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윤곽은 한보사건 수사결과가 나와야 잡혀질 것이라는데는 별로 이견이 없다. 강총장은 『조기전당대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이 또한 유동적이다. 따라서 후보선출시기와 직결된 당정개편내용도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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