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날치기」계기 대립]「결빙정국」언제쯤 풀릴까

  • 입력 1997년 1월 3일 20시 38분


새해가 밝았지만 정국은 여전히 「결빙(結氷)」상태다. 새해 벽두에 민노총이 2단계 총파업에 돌입했고 노동관계법 날치기처리에 반발한 야권은 대여강경투쟁방침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야의 극한대치는 쉬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여야의 명운이 걸린 15대 대통령 선거가 있어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국민회의 자민련 등 야권도 「金泳三(김영삼)정권 타도」구호아래 초강경투쟁을 다짐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할 때 행동반경이 그리 넓지 않다. 야권이 장외투쟁 보류 등 대여투쟁의 수위조절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상황인식에 기인한다. 그렇지만 야권의 강경대응 기조는 불변이고 의지도 강하다. 대여강경투쟁을 야권공조의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속셈과 장기적으로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계산이 맞물려 있어서다. 야권은 당분간 헌법소원 등 법적대응과 각종 홍보수단에 의한 비난공세로 여권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수회담이 성사되지 않는 한 여권과의 대화에는 일절 불응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신한국당은 타결이 용이한 사안부터 야당과의 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도로교통법개정안 등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민생법안은 가능하면 현재 여당단독으로 소집돼 있는 제83회 임시국회 회기중(오는 21일까지)에 처리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李洪九(이홍구)대표위원이 3일 「지난 일이야 어떻든…」이라며 대화재개를 희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徐淸源(서청원)원내총무는 오는 7일 김영삼대통령이 새해 국정운영의 대강을 밝힐 연두기자회견 후 대야접촉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신한국당은 나아가 제도개선특위 미합의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가 소집키로 합의한 2월 임시국회까지는 어느 정도 여야관계의 복원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도개선특위의 미합의사항중 핵심쟁점은 △선거사범연좌제 폐지 및 소급적용 여부 △대기업 및 신문사의 위성방송참여 여부. 신한국당은 2월중순 임시국회를 다시 소집, 제도개선문제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신한국당의 의도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여야 모두 대선을 의식하고 있어 「기(氣)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년정국의 「해빙(解氷)」여부는 정치권밖의 요인이 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노동계의 파업확산과 경제상황, 남북관계의 중대한 변화 등이 바로 정국흐름을 바꿀 수 있는 변수들이다. 〈林彩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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