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반발현장/산업계]무역적자 더 커질듯

  • 입력 1996년 12월 27일 21시 29분


노동법 기습처리에 항의하며 노동계가 총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기업들이 연말 막바지 수출에 큰 차질을 빚는가 하면 연간 매출목표 달성에 크게 못미치는 등 산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재정경제원 등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통상 월말 5일간이 그달 수출물량의 대부분이 몰리는 기간이어서 이번 총파업으로 막대한 수출차질이 예상된다. 올들어 지난 11월말까지 수출은 1천1백76억달러, 수입은 1천3백66억달러로 무역수지적자가 1백90억달러에 이르렀으며 지난25일 현재 무역적자 연간누계로 2백억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정부는 이달 마지막 5일간의 수출로 무역적자를 2백억달러미만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번 파업사태로 사실상 「막판 만회」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적자규모도 당초 예상 2백20억∼2백30억달러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26일 오후부터 파업을 시작한 현대자동차는 가동중단으로 하루생산량이 5천4백대 줄어 27일까지 6백90억원의 매출손실을 보게 됐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연말까지의 수출물량은 재고로 충당하겠지만 파업이 계속될 경우 1월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줄 것』이라며 『여기에다 항만노조 등에서 파업을 하면 자동차 선적이 어려워 연말 연초수출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우중공업 종합기계부문과 대우기전은 26일 오후부터, 대우중공업 조선부문은 27일오전부터 부분파업에 돌입, 조업률이 평소 90%에서 80%로 떨어졌다. 대우측은 아직까지는 비조합원의 연장근무 등으로 생산차질을 최소화 하고 있으나 생산라인이 완전 중단될 경우 대우중공업 기전과 조선부문에서 각각 하루 6백억원, 대우기전은 15억원정도 손실이 있을 것으로 보고 파업확산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26일부터 작업이 전면중단된 쌍용자동차측은 재고도 거의 없는 상태여서 내수 2백30대, 수출 1백60대의 물량을 생산치 못해 하루 70억∼80억원의 매출손실을 보게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파업이 계속될 경우 자동차 수출목표 2만4천5백대에서 1천여대 이상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가뜩이나 경기가 안좋아 지난9월 올 매출목표를 1조5천억원에서 1조4천억원으로 줄이고 매출달성을 위해 총력질주를 하고 있는데 예기치 못한 파업으로 수정목표달성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재경원 관계자들은 이번 파업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기업의 생산차질에 따른 자금차입수요가 크게 몰려 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李英伊·林奎鎭·白宇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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