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개각/부처-정당 표정]

  • 입력 1996년 12월 20일 19시 37분


예상보다 폭이 커진 20일 개각으로 장관이 바뀐 부처들은 술렁거렸다. 일부 부처에서는 새 장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청와대〓金泳三(김영삼)대통령은 20일 오전10시 청와대로 李壽成(이수성)국무총리를 불러 개각제청을 받고 인선을 매듭. 오전10시반경 이총리와 숙의를 마친 김대통령은 집무실로 尹汝雋(윤여준)대변인을 불러 개각내용과 배경 등을 구술. 윤대변인은 오전10시45분경 대통령집무실을 나섰으나 비서실에서 준비했던 인사자료와 개각내용이 너무 달라 발표자료 정리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바람에 오전11시23분경에야 개각내용을 발표. 개각폭이 커진데 대해 고위관계자는 『당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대사 임명에 따른 순수 보각(補閣)정도였으나 만지다 보니 커졌다』고 설명. ▼농림부〓직원들은 姜雲太(강운태)장관의 경질이 의외라는 반응. 강장관이 나름대로 농정혁신에 애써온데다 올해 사상 최대의 대풍을 이뤄 개각에 포함될 것으로는 생각지 않았기 때문. 직원들은 그러면서도 국회농림수산위원장을 지낸 丁時采(정시채)신임장관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 ▼통산부〓관계자들은 안광구차관이 장관으로 승진한데 대해 뜻밖이라는 반응. 직원들은 개각발표 직전까지 李桓均(이환균)재경원차관 등이 신임 장관으로 거론되다 안차관이 승진하자 『외부인사가 오는 것보다 업무의 연속성 등에서 훨씬 좋다』고 환영. ▼환경부〓경제관료 출신인 姜賢旭(강현욱)의원이 장관에 임명되자 직원들은 『그동안 환경부가 추진했던 각종 규제정책이 재경원 통산부등 경제부처와의 협의과정에서 무산되거나 축소된 적이 많았다』며 『경제부처 요직을 두루 거친 강장관이 앞으로 관련부처 협의과정에서 힘을 발휘하지 않겠느냐』고 기대. ▼총무처〓직원들은 생면부지의 정치인출신 金漢圭(김한규)신임장관의 업무스타일과 기용배경을 파악하느라 분주. 曺海寧(조해녕)전장관은 『연말에 개각이 있으면 당연히 물러날 것을 예상했다』며 담담한 표정. ▼과기처〓具本英(구본영)전장관이 OECD대사로 내정되자 직원들은 『구장관 개인으로는 잘된 일이지만 4개월12일 만에 장관이 또 바뀌어 허탈하다』는 반응들. 직원들은 또 金容鎭(김용진)신임장관이 과학기술계와는 연고가 없어 긴장하면서도 『김장관이 남다른 업무추진력을 갖고 있는 만큼 과기처의 위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하기도. ▼법제처〓金基錫(김기석)전처장은 『어제 저녁에 바뀌는 것을 알았다』며 『신임 宋宗義(송종의)처장은 초등학교와 대학 동창이다. 친한 친구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나니 마음이 놓인다』고 피력. ▼보훈처〓일부 직원들은 黃昌平(황창평)전처장에 이어 신임 처장에도 안기부출신이 임명되자 『민족정기 선양사업과 독립유공자 및 전몰군경의 위업을 기려야할 보훈처가 안기부간부들의 영전코스가 돼버린데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지 모르겠다』는 반응. ▼경찰청〓경찰청 창설이래 처음으로 朴一龍(박일룡)청장이 현직에서 안기부 1차장으로 영전하자 간부들은 이를 반기면서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충성심이 강한 박청장을 발탁한 것』이라고 평가. 간부들은 또 黃龍河(황용하)경찰청장의 발탁에 대해 『경쟁자들보다 청렴성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 『앞으로 경찰내에 한차례 개혁 바람이 몰아닥칠 것 같다』고 점치기도. <<각 정당 한마디>> 여야 각정당은 20일 「12.20」 개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신한국당 金哲(김철)대변인〓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따른 체제정비 및 국제경쟁력과 안보의 강화를 겨냥한 시의적절하고 적정규모의 개각이다. 또 우리당 출신이 더욱 많이 내각에 참여함으로써 내각이 국민정서에 대한 보다 높은 감각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못다한 논공행상을 끝내기 위한 땜질인사다. 지금까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만 1백명에 이르지만 물러난 장관의 거의 대부분이 현정권에 비판적인 것 자체가 현정권의 기만성과 정권담당능력의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민련 李圭陽(이규양)부대변인〓정계의 소문난 해바라기인사를 기용한 것을 보면 오로지 충성심이 인선기준이 된 것 같다. 이는 임기말에 충성심을 강요하고 줄서기를 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민주당 張光根(장광근)부대변인〓崔珏圭(최각규)강원지사 등에 대한 빼내가기로비등해진비난여론을 희석시키려는의도적인개각이다. 개혁의지를 포기하고오로지 정권재창출에 모든 것을 건 개각내용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 <鄭然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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