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공단 인천병원 조준 신임 원장
대학 교수 떠나 산재기관 선택
‘민간인재 영입’ 통한 첫 공공병원장
“보행 재활에 AI-로봇 활용 계획”
7일 조준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장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환자의 치료와 재활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인천=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10년 전 이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가장이 물속에서 재활치료사와 함께 보행 훈련을 하며 고군분투하시는 모습을 봤어요. 그 장면이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7일 오후 인천 부평구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에서 만난 조준 신임 병원장(66)은 산업재해 전문병원인 공단 인천병원에 오게 된 인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대학병원에 있으면 환자는 수술하고 상처 아문 뒤 ‘아웃’이다. 그 뒤 환자가 재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그 가족은 누가 먹여 살리는지 의사들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런 걸 모두 보살피는 곳이 이 병원이다. 정년을 앞두고 여러 제안이 있었지만 결국 이곳을 택한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새해 첫날 부임한 조 병원장은 건국대병원 교수로 30년간 재직한 국내 신경외과 분야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전문의 중 한 명이다. 뇌·척수 손상 치료와 중증 외상 수술 분야에서 오랜 임상 경험을 쌓아 왔다.
조 병원장은 인사혁신처의 ‘민간인재 영입 지원 제도’를 통해 병원장에 선발됐다. 이 제도로 공공병원장이 선발된 건 조 병원장이 처음이지만, 그는 산재 공공의료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었다. 조 병원장은 “1993년 산재 관련 연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멀쩡히 출근했다가 오후에 의식불명이나 사지마비 상태가 된 근로자들이 그렇게 많은 걸 보고 ‘전기 쇼크’ 같은 충격을 받았다”며 “그 이후 산재 환자의 장애 평가와 보상, 산재 인정 기준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가져 왔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 의료자문을 맡는 등 산재 의료 현장과의 접점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사람들은 산재를 흔히 ‘내 일이 아닌 낯선 일’로 여긴다. 하지만 업무상 사유로 발생한 모든 질병과 부상이 산재”라며 “국가가 관리하지 않으면 가족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산재병원은 그런 사람들을 끝까지 끌어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 온 산재 분야에서 공헌할 수 있게 된 조 원장은 인천병원에 대해 “산재 환자를 위한 치료 병동뿐 아니라 재활 수영장, 운전·요리 등 일상 복귀 훈련 시설까지 치료와 회복에 필요한 인프라를 정교하게 갖춘 몇 안 되는 병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주 병원에서 만난 한 환자가 ‘원장님, 꼭 걷게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인공지능(AI)·로봇 연구소와 협력해 중증 장애 환자의 보행 회복을 돕는 재활을 강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슈바이처를 흉내 낼 생각은 없지만,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며 “앞에 나서기보다 의료진과 직원들이 환자의 회복과 복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디딤돌 같은 병원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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