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처럼 마음의 그림자 걷어내는 불교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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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신임총무원장 진우 스님
어제 조계사 대웅전서 고불식
“물질 풍요한데 삶은 평안하지 않아”
소통-교구 중심-포교 3대 기조로… 조계종 폭행사태에 유감의 뜻 밝혀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2일 열린 고불식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환하게 웃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2일 열린 고불식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환하게 웃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오늘 총본산 조계사 도량에는 연꽃향이 그윽하고 화합과 안정의 서원이 일심을 이루었으니, 거룩한 부처님께 고하여 올리는 마음 또한 청정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으로 당선이 확정된 진우 스님(61)의 말이다. 진우 스님은 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고불식(告佛式)에서 “우리 사회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맑게 걷어내고 불안한 국민의 마음은 깨끗하게 씻어내어 희망과 행복의 웃음을 찾을 수 있도록 매일 축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고불식은 의미 있는 일이 있을 때 이를 부처님에게 알리는 의식이다.

총무원장은 전국 3000여 개 사찰 주지 임면과 종단 및 사찰에 속한 재산 처분에 대한 승인권을 갖는 등 종단 행정을 총괄한다. 임기는 28일부터 4년이다. 총무원장으로 단독 출마한 진우 스님은 이날 원로회의 인준을 끝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1994년 총무원장 선거제도 도입 이후 무투표로 당선된 첫 총무원장이다. 2019년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이번 선거부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된다.

진우 스님은 백운 스님을 은사로 1978년 사미계를 받았으며 고불총림선원과 용흥사 몽성선원에서 안거 수행했다. 신흥사와 용흥사, 백양사 주지를 지냈으며 총무원장 권한대행, 총무부장, 기획실장, 호법부장, 교육원장 등을 지냈다.

진우 스님은 고불식에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통과 교구 중심, 포교를 종단 정책의 3대 기조로 꼽았다. 스님은 “종단의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위치에서 합리적으로 소통하고, 교구본사의 역할과 활동이 활성화되어 지역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가꾸며, 지혜로운 포교를 통해 사회의 유익함이 더욱 증장된다면 불교가 나아가는 길은 더없이 크고 넓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물질은 풍요하지만 삶은 평안하지 않다”며 “명상과 힐링, 치유를 담당하는 센터 건립이 포교 사업의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포교가 올바른 방향에서 제대로 이뤄지면 출가자 감소와 불교 중흥의 과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서울 강남구 봉은사 앞에서 스님들이 조계종 노조원을 폭행한 사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진우 스님은 “(폭행) 당사자가 참회하고 종단 내부 절차에 의해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본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불교#조계종#신임총무원장#진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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