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감독… 74세 히딩크의 도전은 계속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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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 소국 ‘퀴라소’ 사령탑 맡아… 네덜란드-한국-러 이어 7개국째
“세계 무대서 더 발전하게 도울 것”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올려놓은 거스 히딩크 감독(74·네덜란드·사진)이 네덜란드령 퀴라소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네덜란드 일간지 ‘더 텔레흐라프’는 22일 “74세의 히딩크 감독이 퀴라소 대표팀 감독과 기술위원장을 동시에 맡았다”며 “퀴라소 축구협회는 대표팀을 더 발전시키고자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계약했다”고 전했다. 퀴라소는 카리브해 남부에 위치한 작은 나라로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에 속해 있으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80위다. 1958년부터 월드컵 본선에 도전했으나 아직 출전 경험은 없다. 북중미 골드컵 3위가 최고 성적이다. 히딩크 감독은 “퀴라소는 최근 몇 년 동안 발전해왔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세계무대에서 한 발짝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중국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히딩크 감독은 70대 중반의 나이에 여전히 현역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1987년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히딩크 감독은 이듬해인 1988년 에인트호번을 트레블(3관왕)에 올려놓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후 발렌시아(스페인) 감독 등을 거쳐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모국 네덜란드 대표팀을 4강에 진출시켰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차범근 감독이 이끈 한국을 5-0으로 대파했다.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와 레알 베티스에서 조기 경질되며 경력이 끊길 뻔했지만 2000년 한국 대표팀을 맡아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쓰면서 세계적인 명장으로 거듭났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호주를 16강에 올려놨고, 유로 2008에서는 러시아를 4강으로 이끌며 ‘히딩크 매직’을 뽐냈다. 2009년 러시아 대표팀을 겸직하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임시 사령탑을 맡아 FA(축구협회)컵 우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그 기세로 터키 대표팀과 러시아 안지 마하치칼라, 네덜란드 대표팀, 중국 U-23 대표팀을 맡았지만 예전과 같이 좋은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선수 관리 등에서 강점이 있지만 현대 축구의 흐름에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히딩크 감독이 축구 변방인 퀴라소의 잠재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히딩크 감독은 완성된 강팀보다 한국과 호주, 러시아 등 가능성 있는 팀들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데 강점을 보였다. 한국 감독 시절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라는 명언을 남긴 그가 또 한 번 마법을 부릴 수 있을까.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히딩크#74세#국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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