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의 반격… 이세돌, 122수만에 돌 던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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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대국 3번기 두번째 판 불계패
李, 실리 작전 펼치다 수읽기 착각… ‘호선바둑 최강’ 한돌과 1승1패
李“3국선 승패떠나 내 바둑 둘것”

흑 33으로 붙인 수가 패착. 백이 좌상 귀에서 34, 36을 두자 잡혔던 백돌이 거꾸로 흑 넉 점을 잡고 부활했다.
흑 33으로 붙인 수가 패착. 백이 좌상 귀에서 34, 36을 두자 잡혔던 백돌이 거꾸로 흑 넉 점을 잡고 부활했다.
인공지능과의 맞대결에 너무 부담감이 컸을까. 이세돌 9단(사진)이 한돌과의 호선(흑이 덤 7집 반을 주는 것) 바둑에서 초반 착각을 범하며 패했다. 이 9단은 19일 서울 강남구 양재천로 도곡타워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열린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한돌’ 대결 3번기 2국에서 122수 만에 돌을 던졌다.

흑을 잡은 이 9단은 이날 양소목 포석을 두며 실리 작전으로 나섰다. 견고하게 바둑을 두던 이 9단은 초반 좌상 변화에서 수읽기 착각을 일으켰다. 좌상귀에서 손을 빼고 흑 33으로 둔 것이 사실상 패착이었다. 좌상에서 잡았던 백돌이 살아가면서 거꾸로 흑돌이 잡혀 30집가량 손해를 본 것. 이때 승률도 10%대로 떨어졌다. 인터넷 바둑사이트 사이버오로에서 이 대국을 해설한 김진휘 4단은 “인공지능을 상대로 초반 50수까지 30%대의 승률을 유지해야 희망이 있는데 너무 일찍 승률이 10%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후 이 9단은 우하 백 대마를 노리며 특유의 흔들기 전법으로 추격했지만 한돌이 철벽방어를 하며 이 9단에게 전혀 틈을 주지 않았다. 결국 백 122로 우변 백 말이 사실상 살아가자 이 9단이 돌을 거뒀다. 한돌은 18일 1국에서 그 기력 수준에서 있을 수 없는 실수로 패했지만 호선 바둑에선 압승을 거뒀다.

이 9단은 “초반에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나와 정말 아쉽다”며 “3국은 프로기사로서 마지막 대국이기 때문에 승패를 따지지 않고 내 바둑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결은 치수 고치기 형식이기 때문에 3국은 1국과 마찬가지로 이 9단이 2점을 놓고 덤 7집 반을 주는 치수로 치러진다. 3국은 21일 전남 신안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낮 12시에 열린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바둑#이세돌#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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