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을 위한 꾸밈(꿈-I’m)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채규희 365mc 노원점 대표원장(오른쪽)과 함께 지난 반년 동안의 참가 소회를 나누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있는 비만 치료 의료기관 365mc병원 오렌지홀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꾸밈(꿈-I’m) 프로젝트’ 참가자 3명과 채규희 365mc 노원점 대표원장이 만났다. 반년가량 진행된 프로젝트 참가자들의 소회를 듣고 삶의 변화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꾸밈 프로젝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비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건강한 삶을 되찾아주기 위해 동아일보와 365mc가 기획한 행사다. 참가자 중 한 명인 양지윤(가명·23·여) 씨는 “그동안 집에만 있었는데 살을 빼면서 자신감이 생겨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양 씨는 세 참가자 가운데 가장 먼저 선발돼 지난해 11월부터 체중 관리를 받기 시작했다. 키 160cm인 양 씨는 프로젝트 참가 당시 몸무게가 101.7kg으로, 체질량지수(BMI) 39.7의 초고도비만 상태였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꾸준한 관리와 생활습관 교정, 지방흡입수술과 수술 후(後)관리 등을 통해 몸무게를 69.9kg까지 감량했다.
그동안 수차례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89kg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는 그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31kg 이상 감량하며 자신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었다. 양 씨는 “바지 사이즈가 38에서 32로 무려 6인치나 줄었다”며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살이 빠진 나를 알아보지 못해 난감했다”고 수줍게 웃었다.
달라진 겉모습만큼 생활도 크게 바뀌었다. 초고도비만이던 시절 양 씨는 대부분의 일상을 집에서 보냈다. 세 끼 식사를 한 끼에 몰아서 먹거나 아니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먹는 등 불규칙한 식습관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매 끼니를 규칙적인 시간에 맞춰 먹는다. 끼니마다 야채를 챙겨 먹고 저녁은 집에서 먹는다. 외식을 하면 요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바쁘게 살고 있는 양 씨는 자격증을 따서 취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양 씨는 “예전에는 밤낮이 바뀌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는데 살을 빼면서 삶에 의욕이 생겼다”며 “애견미용사가 꿈이었는데 네일아티스트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정(가명·22·여) 씨는 초고도비만은 아니어서 사전 체중 감량 없이 곧바로 지방흡입수술을 받은 참가자다. 키 174cm인 그녀는 원래 경호원을 꿈꿨다. 하지만 88.8kg의 체중이 70kg으로 줄어들면서 옷맵시가 살아나자 지금은 쇼핑몰 피팅 모델이라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지인과 함께 쇼핑몰 사업을 하면서 체중을 좀 더 감량해 모델을 병행할 계획이다.
김 씨는 “살이 쪘을 때는 무조건 고무줄 밴드가 들어간 바지를 입었는데 지금은 28∼30인치 바지를 입는다”며 “살이 쪄 늘 내 건강을 걱정하던 부모님의 근심을 덜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미혜(가명·22·여) 씨는 세 참가자 가운데 가장 늦게 수술을 받았다. 간호조무사로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박 씨는 불규칙한 근무 환경과 식습관으로 프로젝트 참가 초기 체중 감량 속도가 더뎠다.
채 원장은 “과연 박 씨가 프로젝트를 완주할 수 있을지 처음에 많이 걱정했다”며 “하지만 박 씨가 꾸준히 노력해 지금은 세 참가자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목표 체중에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박 씨의 몸무게는 70kg으로 프로젝트 참가 전보다 25kg을 감량한 상태다.
주위 반응도 뜨겁다. 박 씨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턱이 원래 그렇게 뾰족했느냐’며 내 변화를 크게 반겨준다”고 말했다. 살이 빠지면서 근무 유니폼도 작은 걸로 바꿨다. 그는 예전에 입은 큰 유니폼을 가끔씩 입어보며 얼마나 살이 빠졌는지 가늠해 본다고 했다. 조만간 간호대학에 진학해 간호조무사가 아닌 간호사가 되겠다는 목표도 생겼다.
꾸밈 프로젝트에 참여한 의사는 채 원장을 비롯해 365mc병원의 안재현 병원장, 김대겸 임준용 부병원장, 이성훈 서재원 최형윤 이수연 이종원 원장 등 총 9명이다. 세 참가자의 주치의인 채 원장은 “참가자들이 올바른 방법으로 목표 체중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돕겠다”고 말했다. 건강뿐 아니라 꿈을 되찾은 참가자들의 모습에 채 원장의 보람도 커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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