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회공연 앞둔 피아니스트 조성진
“작년 카네기홀 데뷔 등 한단계 성장… 쇼팽 넘어 더 많은 레퍼토리 연구
새해 첫 공연 한국서 하게돼 뜻깊어”
‘클래식계 아이돌’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조성진(24)이 올해 전국 투어 공연을 시작한다. 국내에서 전국 순회 연주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씨는 “쇼팽 콩쿠르 첫 한국인 우승자라는 타이틀, 동양인 연주자라는 선입견, 특정 작곡가의 음악은 이러이러할 것이란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나만의 해석을 담은 연주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 첫 공연을 한국에서 하게 돼 더욱 뜻깊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 데뷔했고 베를린 필과 협연하는 등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피아니스트로서 보폭을 넓혀 가고 있다. 그는 “이런 무대들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한 것을 느낀다. 쇼팽을 넘어서 더 많은 레퍼토리를 연구하고 시도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7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10, 11일), 전주(13일), 대전(14일)으로 이어지는 4개 도시 투어에서 그는 쇼팽뿐 아니라 베토벤 소나타 3번과 40번, 드뷔시 작품 등을 연주한다. 베토벤의 초기와 후기 작품을 나란히 배치한 이유 역시 베토벤에 대한 선입견에 도전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운명’처럼 운명에 맞서는 곡이 있다면 운명에 순응하는 베토벤의 작품도 있어요. 최대한 집중해서 곡마다 나만의 해석이 가미된 다른 느낌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국 투어 티켓은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단 몇 분 만에 매진돼 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1994년생으로 올해 황금 개의 해를 맞은 그의 한국 공연 일정은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9월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듀오로 무대에 서고 11월에는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12월에는 도이체그라모폰(DG) 120주년 기념 무대에 오른다.
이날 간담회에는 추첨을 통해 선발된 4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휴식을 취할 때 무엇을 하는지, 베를린에서의 일상은 어떤지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그는 “좋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것만큼이나 혼자 있는 시간도 즐긴다”면서 “하루 4시간은 규칙적으로 연습하려고 하고 그 외 시간에는 쉬거나 친구들을 만나고 맥주도 즐겨 마신다”며 또래와 같은 평범한 일상을 밝혔다.
그는 2020년까지 공연 스케줄이 이미 다 짜여 있다.
“대중의 관심이 사라진 후, 젊은 연주자도 아니고 거장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이른 30대의 애매한 나이가 됐을 때 어떤 활동을 할지 가끔 고민합니다. 더 연구하고 해석해서 30대쯤에는 브람스의 작품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이날 조 씨는 드뷔시 ‘영상’ 2집 중 ‘황폐한 사원에 걸린 달’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2, 3악장을 연주해 팬들의 참석에 답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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