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맥주잔을 부딪쳤다. 재계단체 대표와 노동단체 대표가 한목소리를 낸 ‘상생을 위한 대화’가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박 회장은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노총회관 7층 위원장실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13일 대한상의를 방문했을 때 박 회장에게 “답방 한번 오시라”고 한 데 대한 화답 성격이었다. 김 위원장이 대한상의에 간 것도, 이날 박 회장이 한노총에 간 것도 양 단체 역사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박 회장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민과 대화 끝에 현실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처럼 경제주체 사이에 대화가 없으면 해결이 어렵다. 마음을 열고 존중하며 대화해야 대안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사 관계를 “결국 제로섬 게임을 어떻게 잘 가져갈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표현했다. 그는 “노조 하는 사람 중 기업이 망하길 바라는 사람은 없다. 대한상의와 우리가 사회적 대화를 복원할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전날 있었던 프로야구 두산과 기아의 한국시리즈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간담회는 인근 통닭집으로 자리를 옮겨 ‘치맥(치킨+맥주) 미팅’으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이 먼저 ‘노총이 발전해야 대한상의가 발전한다’는 의미로 “노발대발!”이라는 건배사를 외쳤다. 박 회장은 “싸우자 이기자!”라는 건배사로 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모임은 민감한 노동 현안을 다루기보다는 양 단체가 우애를 다지고 관계 회복의 공감대를 나누자는 차원에서 추진했다. 현안 논의는 따로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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