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현대무용 안무가 맥그리거
첨단기술 활용 ‘아토모스’ 내한공연… 춤의 새로운 전달방식 계속 연구
“과학은 질문으로 시작하고, 질문을 통해 사고를 확장시킵니다. 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육체를 통한 사고를 기본으로 질문을 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영국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안무가로 첨단 과학기술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여온 웨인 맥그리거(47·사진)가 12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26, 2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신작 ‘아토모스(Atomos)’를 무대에 올리는 그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06년부터 영국 로열발레단의 상주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파리 오페라발레, 볼쇼이발레 등 세계 정상의 무용단을 위해 작품도 만들었다. 영화 ‘해리 포터와 불의 잔’(2005년), ‘레전드 오브 타잔’(2016년) 등의 움직임을 연출하기도 했다. 록 밴드 ‘라디오헤드’와 일렉트로닉 듀오 ‘케미컬 브러더스’ 뮤직비디오의 안무를 맡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해왔다.
하지만 이날 안무가인 그가 가장 많이 꺼낸 단어는 ‘춤(댄스)’이 아닌 ‘과학기술(테크놀로지)’이었다. 그는 과학과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실험적인 예술세계를 개척해왔다. 1992년 자신의 무용단을 창단한 뒤 30개 이상의 작품을 발표해 왔다.
이번 작품은 사물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원자’를 바탕으로 인간의 몸과 움직임을 탐구한다. 인공지능(AI) 댄서가 SF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년)를 1200개가 넘는 작은 요소로 분할해 그 속에서 움직임의 요소들을 끌어냈다. 웨어러블(몸에 착용하는 컴퓨터)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무용수들에게 센서가 달린 의상을 입혀 화제를 모은다. 그는 “첨단 과학기술을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이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과학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유전자 또는 DNA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기술을 어떻게 무대 위로 연결할지 고민하고 있다. 또 ‘드론 동물원’이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드론과 인간 육체 사이의 관계성을 탐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을 활용해 안무의 신세계를 개척하는 이유로 그는 ‘새로움’을 꼽았다. 그는 “새로운 방식의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을 이용한다. 또 이를 통해 춤이 본능적인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도 탐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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