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117명에게 ‘일자리 희망’ 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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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자회사형 사업장 ‘행복누리’ 장애인고용공단 행사서 훈장 받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LG화학 오창공장 본관 3층의 행복누리 카페에서 손지영 씨(오른쪽)가 손님들에게 커피를 건네고 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LG화학 오창공장 본관 3층의 행복누리 카페에서 손지영 씨(오른쪽)가 손님들에게 커피를 건네고 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맛있게 드시면서 즐거운 대화 나누세요.”

12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LG화학 오창공장 본관 3층에 밝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인공은 3층 행복누리 카페에서 일하는 손지영 씨(22·여). 손 씨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3잔을 환한 미소와 함께 LG화학 직원들에게 건넸다. 그는 왼손이 불편한 3급 장애인이지만 많을 때는 하루 900잔이 넘는 커피와 차를 만든다. 얼굴에선 늘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 일할 때는 손을 감추는 게 일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모든 직원분들이 가족과 같이 친절히 대해 줘 불편을 느낄 수 없어요.”

행복누리 카페는 LG화학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인 ㈜행복누리(대표 이기영·56)가 운영한다. 모회사가 기준에 맞춰 설립한 자회사가 장애인을 고용하면 모회사의 고용으로 인정되는 제도다. 2013년 설립 당시 31명이던 행복누리의 장애인 근로자 수는 117명으로 늘었다. 중증 장애인 85명과 여성 장애인 61명도 있다.

이 대표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직원을 위해 자동문과 턱 없는 출입구,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등 회사 시설을 모두 바꿨다. 개인별 장애 특성에 맞는 보조 공학 기기도 설치했다. 직무별 전문관리자를 뽑아 업무 적응을 도왔다. 특히 모든 직원을 상대로 인식 개선 교육에 힘써 지금 LG화학 오창공장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이 없다.

그 덕분에 13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7 장애인 고용 촉진대회’에서 이 대표는 최고 정부 포상인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 대표는 “장애인에게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걸 넘어 꿈과 비전을 찾고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의 날(20일)을 앞두고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주관한 이번 대회에서 이 대표를 포함해 28명이 장애인 고용에 노력한 공로로 정부 포상을 수상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서비스나 다름없다”며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대기업의 자회사형 표준 사업장 설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lg화학 자회사형 사업장#장애인고용공단#행복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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