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9단, 일본판 ‘알파고’와 세차례 대국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19일부터 ‘딥젠고’와 공개 대결

 일본에서 활약 중인 프로기사 조치훈 9단(60·사진)이 일본판 ‘알파고’와 대국을 벌인다.

 1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조 9단은 일본에서 개발된 인공지능(AI) 딥젠고(DeepZenGo)와 이달 19, 20, 23일 도쿄(東京)에서 세 차례 공개 대국을 벌인다. 딥젠고는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 바둑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도쿄대 연구진 등이 3월부터 머리를 맞대고 만든 것이다. 딥젠고는 알파고처럼 인간의 두뇌를 모방한 딥러닝(Deep Learning·강화학습) 기술이 적용돼 바둑 실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팀은 “현재 프로기사와 대등하게 싸울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개발팀은 딥젠고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일본 바둑 사상 최다 우승(74회) 기록을 보유한 조 9단과의 대국을 성사시켰다. 조 9단은 “(딥젠고의) 기보를 봤는데 매우 강하다”면서도 “사람과 바둑을 두는 것에 약간 싫증이 나던 차에 컴퓨터와 두게 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발자인 가토 히데키(加藤英樹) 씨는 “소프트웨어의 장기를 잘 발휘하면 이길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 바둑계의 전설’로 불리는 조 9단은 6세 때 일본에 건너가 기타니 미노루(木谷實) 9단 문하에서 수련했으며 일본기원 사상 최연소인 11세 9개월에 입단했다. 현재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6월에는 일본 바둑계 최고 권위 호칭 중 하나인 ‘명예 명인’에 등극했다.

 3월 서울에서 열린 대국에서는 알파고가 이 9단을 4승 1패로 꺾은 바 있다. 이 9단에 이어 조 9단까지 무너질 경우 인공지능의 바둑판 제패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딥젠고#조치훈#바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