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日과거사 반성 촉구’ 도이 前의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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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관료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데 앞장 선 도이 류이치(土肥隆一·사진) 전 의원이 22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7세.

서울 창신동에서 태어난 도이 전 의원은 초등학교 재학 시절 일본어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선 학생이 구타당하는 것을 목격했고 이후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을 평생 간직했다. 1990년 정치에 입문한 후엔 “항상 한국에 부채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는 1998년 한일기독의원연맹 창설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김영진 전 국회의원으로부터 부친의 징용 사실을 듣고 울면서 용서를 빌었다. 2001년 김 전 의원이 일본 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는 뜻에서 무기한 농성을 할 때 옆에서 위로하기도 했다. 2007년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부산-판문점-평양(PPP) 십자가대행진에 참가한 뒤에는 “일본인이 범한 죄를 주님의 이름으로 고백하며 사죄한다”는 사죄문을 발표했다.

2011년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중단해야 한다’는 선언문에 참여했다가 민주당을 탈당해야 했고 이후 출마를 포기하고 정계를 은퇴했다. 장례는 기독교 의식으로 진행됐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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