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김고운 “올림픽선 金 따 엄마께 안길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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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U대회 사격서 아쉽게 실패… “인간승리” SK장학상 8명에 뽑혀

“사격을 하겠다고 하자 엄마가 그랬어요. 대출을 받아서라도 총을 사줄 테니 하고 싶은 일을 해보라고….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어머니께 보답해야죠.”

사격 선수 김고운(20·남부대·사진)의 발음은 정확하지 않다. 청각장애 2급인 그는 어릴 때 심한 열병을 앓은 뒤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됐다. 김고운이 사격을 시작한 것은 광주 상일중 3학년 때. 소설 속에 묘사된 사격 장면이 여중생의 마음을 흔들었다. 혼자서 자식 둘을 키우느라 형편이 어려웠지만 어머니 노은미 씨(43)는 장애로 고통을 겪는 큰딸의 꿈을 꺾지 않았다. 보험설계사 일을 하며 운동을 시작한 딸의 뒷바라지를 했다.

김고운은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여자 10m 공기소총에 출전했지만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10점을 계속 쏘다 실수로 6점을 쏜 뒤 페이스를 잃었다.

대표팀 코치인 김순희 남부대 감독(45)은 “첫 국제대회라 긴장한 데다 장비(총)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좋지 않았다.

메달을 따지는 못했어도 김고운은 총을 바꿀 수 있게 됐다. ‘찢어진 신발’로 화제를 모았던 육상의 팰런 포르데(25·바베이도스) 등 감동적인 사연을 가진 외국 선수 7명과 함께 13일 SK C&C의 ‘SK행복장학 프로그램’ 수상자로 선정돼 500만 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고운이 어머니가 총부터 좋은 걸로 바꿔야겠다고 하더라”며 기뻐했다. 김고운의 실력은 비장애인 대표팀에 선발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농아인 올림픽(데플림픽)이라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김고운은 “2017년 농아인 올림픽인 데플림픽을 시작으로 비장애인 아시아경기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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