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헤이 주한 英대사 “난 한국어 사투리는 안씁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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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서 7개월-서울서 6개월-부산 홈스테이서 3주 배워
헤이 주한 英대사 기자간담회 “美대사 피습에 주한외교관들 충격”

지난달 부임한 찰스 헤이 신임 주한 영국대사(50·사진)가 11일 서울 중구 대사관저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통상적인 주한 대사 기자간담회에서는 한국과의 협력 강화나 자국에 대한 홍보가 단골 주제이지만 이날은 5일 발생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이 자연스럽게 화제에 올랐다. 헤이 대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꼽히는 한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만큼 안전과 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나를 포함한 주한 외교사절단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국에서 종종 영국인이 테러리스트들의 목표가 되고 있다”며 “이슬람국가(IS) 퇴치를 위한 국제 사회에서 한국과 영국이 함께 협력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보안 문제를 감안할 때 대사관 터에 가로막혀 단절돼 있는 덕수궁 돌담길 개방 문제를 당장 논의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헤이 대사는 IS가 한국 영국 등 각국 젊은이들을 회유하는 것과 관련해 “각국 국민이 IS가 이슬람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 만큼 무지하지 않다”며 “이슬람과 서방세계 간 전쟁을 일으키려는 그들의 목적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케이팝의 인기로 한류 열풍이 불면서 영국 내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붐을 일으킬 때는 초등학생인 두 딸과 그 친구들이 자주 그 춤을 췄다”며 “한국어 학과를 개설하는 영국 대학이 늘고 곳곳에서 한국 음식점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헤이 대사는 북한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영국은 북한에 대사관을 둔 몇 안 되는 나라”라며 “북한으로 하여금 세계를 위협하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국제 사회에서 책임 있는 일원으로 활동하도록 설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영국 부대사, 영국 외무부 영사국장 등을 지낸 헤이 대사는 지난달 초 부임했다. 아시아에서 처음 일한다는 그는 부임 전 1년 이상 한국어를 배웠다며 “런던에서 7개월, 서울에서 6개월, 부산에서 홈스테이 3주 동안 한국어를 배웠다”며 “그래서 사투리는 안 쓴다”고 농담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미대사 피습#찰스 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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