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죄송하고 고맙고 사랑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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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 보증금까지 ‘마지막 선물’… 위안부 피해 황금자 할머니 영결식

“평생소원이던 일본의 사과는 끝내 못 받고 가시지만, 남은 우리가 이뤄낼 테니 편히 가세요….”

일본군 위안부로 피해를 입고 가족도 없이 쓸쓸히 살다가 향년 90세로 세상을 뜬 황금자 할머니의 마지막 길은 많은 이들이 함께했다. 서울 강서구 강서구청 주차장에서 28일 오전 10시에 열린 황 할머니 영결식. 찬 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시민 800여 명이 모였다.

황 할머니는 2006년부터 폐품 수집 등으로 모은 돈 1억 원을 세 차례에 걸쳐 강서구 장학회에 기부했고, 자신이 죽은 뒤 남은 예금과 임대아파트 임차 보증금 등 3000만 원도 내놓겠다고 약속해 화제가 됐다. 구민장으로 치러진 이날 장례식에서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조사를 통해 “황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로 고통 받고, 어렵게 생계를 꾸리면서도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셨다”고 말했다. 신기남 민주당 의원과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정태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생존자복지위원장의 추도사가 이어지자 조문객들은 간간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 냈다. 영결식은 10시 40분경 조문객들의 헌화를 끝으로 영구차가 경기 파주시에 있는 삼각지성당 하늘묘원으로 향하며 마무리됐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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