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맨발의 꿈’ K리그 누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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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내전 폐허속 국제대회 우승… 한국 축구영화도 출연한 선수 2명
4부리그 전주시민구단 입단 계약

영화 ‘맨발의 꿈’에 출연했던 동티모르 축구선수들이 18일 전주시민축구단 입단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한평희 구단주, 알베스, 김성주 민주당 의원(전주 덕진), 마리아누스. 전주시민축구단 제공
영화 ‘맨발의 꿈’에 출연했던 동티모르 축구선수들이 18일 전주시민축구단 입단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한평희 구단주, 알베스, 김성주 민주당 의원(전주 덕진), 마리아누스. 전주시민축구단 제공
영화 ‘맨발의 꿈’의 소재가 됐던 동티모르 축구 소년들이 K리그 4부 리그에 해당하는 ‘챌린저스 리그’에서 뛰게 됐다. 당시 영화에 출연한 동티모르 마리아누스(21)와 알베스(21) 선수가 18일 전주시민축구단에 입단했다.

사업차 2002년 동티모르를 찾은 김신환 씨(54·현 동티모르 유소년축구대표팀 감독)는 내전 중에도 공터에서 맨발로 축구를 하는 현지 아이들을 보며 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기로 했다. 동티모르는 2002년 오랜 내전 끝에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나라로 모든 환경이 열악하기 그지없는 상태였다. 지인들은 말렸지만 김 감독은 국내에서 축구선수로 뛴 경험을 살려 동티모르 유소년팀을 꾸린 뒤 2년여 만인 2004년 일본에서 열린 ‘리베리노컵 국제 유소년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배우 박희순이 주인공을 맡은 영화 ‘맨발의 꿈’은 김 감독과 맨발의 동티모르 축구 소년들의 성공 스토리를 담아냈고 김 감독 팀에서 뛰는 아이들을 직접 출연시켜 큰 감동을 줬다. 이번에 전주시민축구단에 입단한 마리아누스와 알베스 선수는 당시 영화에 출연했던 주인공들이다.

비록 4부 리그에 참가하게 된 신생팀이지만 두 선수에게는 축구 선진국인 한국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이 김 감독과의 인연만큼이나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두 선수는 동티모르 U―15와 U―17, U―20 국가대표로 활동했으며 지금은 동티모르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마리아누스 선수는 “더 열심히 노력해서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알베스 선수도 “한국의 선진 축구를 배워서 고국에 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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