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보존술 국내 첫 도입… ‘유방암 명의’ 이희대 연대교수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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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하면 쓰러진다” 암환자에 희망고취

유방암의 ‘명의’로 손꼽히는 이희대 연세대 의대 외과 교수(사진)가 16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1세.

고인은 1976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했다. 1989년부터 3년간 미국에서 유학한 뒤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유방암을 치료했다. 1991년에는 ‘유방보존술’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해 24%에 불과했던 유방암 환자의 유방보존율을 37% 이상으로 올렸다. 유방암이 림프절로 전이됐는지를 파악하는 ‘감시 림프절 절제술’도 1999년 처음 도입해 환자의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6년부터 고인은 유방암 예방을 위한 ‘핑크리본 걷기 대회’를 직접 주관했다. 이 행사를 통해 유방암 예방과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렸다.

정작 고인은 자신의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환자 진료와 연구에 몰두하다 2003년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무려 10여 년에 걸친 투병. 그동안 총 10회의 수술과 항암치료를 견뎌냈다. 그 와중에도 지난해까지 유방암 환자를 직접 수술하고 진료했다. 유족들은 “자기 몸보다 항상 환자가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평소 고인은 “사람은 암으로 죽는 게 아니다. 사람을 쓰러뜨리는 것은 병에 대한 절망이다”라며 환자에게 희망을 줬다. 환자들은 고인을 ‘암과 싸우는 암 전문의’ ‘암 고치는 암 환자’라 부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영근 씨(GS칼텍스 대리)와 영호 씨(연세의료원 사원)가 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은 18일 오전 8시 반. 02-2019-4005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이희대 연대교수#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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