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 대사 “유네스코 당장 개혁할테니 한국이 도와주세요”

  • 동아일보

총장 출마 駐佛 지부티 대사 방한… 아내와 단둘이 세계 돌며 한표 호소

“유네스코는 더이상 북반구 선진국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이제는 남반구로 내려와야 합니다. 기아와 문맹, 난민, 극단주의자들의 테러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와 빈국 국가들을 위해서!”

올해 말로 예정된 유네스코 사무총장 선거에 도전한 라샤드 파라 주프랑스 지부티 대사(사진)는 가는 곳마다 이런 주장을 외친다. 그의 조국인 지부티는 인구 100만 명이 안 되는 아프리카의 소국이다. 파라 대사는 “지부티 정부 차원에서의 선거운동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처지여서 대표단도 없이 일본인 아내만 동행한 채 ‘나 홀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선에 도전하는 막강한 경쟁자,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상대해야 한다.

지난해 9월부터 전 세계 20개국을 돌고 최근 방한한 그를 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파라 대사는 열악한 캠페인 상황에 개의치 않는 듯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파라 대사는 “아프리카의 난민 캠프에 학교를 세운다면 총을 든 소년병들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고 세계의 평화와 톨레랑스(관용)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런 게 바로 유네스코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네스코의 개혁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며 “파리 본부에 몰려 있는 직원들을 더 많이 해외 현장에 내보내는 식의 개혁을 지금 하지 않으면 유네스코는 10년 내에 존재감이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네스코에 관심이 많은 한국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한 표를 호소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라샤드 파라#유네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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