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택 “안된다고 하지마” 희망 메시지 남기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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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투병 울랄라세션 리더 임윤택씨 끝내 숨져

11일 별세한 가수 임윤택. 동아일보DB
11일 별세한 가수 임윤택. 동아일보DB
남성 보컬 그룹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이 11일 위암으로 세상을 떴다. 향년 33세.

소속사 울랄라컴퍼니 관계자는 이날 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임윤택은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돼 8일 새벽 병원에 입원한 뒤 치료를 받아왔다”면서 “오늘 오후 8시 40분경 가족과 울랄라세션 멤버들이 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고인은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재학 시절 댄스그룹 ‘이스케이프’ ‘멘 오브 코리아’에서 활동하다 박승일 김명훈 박광선과 울랄라세션을 결성했다. 이후 울랄라세션은 2011년 엠넷 ‘슈퍼스타K3’에 출연해 이승철의 ‘서쪽 하늘’, 신중현의 ‘미인’ 등 기존 곡을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 남성 그룹 버스커버스커를 결승에서 꺾고 우승했다. 특히 방송 중 임 씨의 암 투병 사실이 알려져 더욱 화제를 모았다.

방송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섬세한 화성에 감동적인 드라마까지 보여주며 팬덤을 형성한 울랄라세션은 ‘슈퍼스타K3’ 종영 후 세간의 특별한 눈길 속에 지난해 5월 첫 미니 앨범 ‘울랄라세션’을 냈다. 당시 고인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암) 4기가 되면 더 좋아질 것도, 나빠질 것도 없어요. 어려서부터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어제도 쌍코피가 났는데 쓱 닦고 연습을 했어요. 늘 오늘만 같았으면 하는 게 꿈입니다.”

고인의 의지는 건강과 상관없이 오히려 강해지는 듯했다. 지난해 6월 가요 기획사 울랄라컴퍼니를 세운 뒤 KBS2 TV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다시 한 번 탄탄한 가창력을 보여줬고 하반기에는 전국 순회공연도 했다. 고인은 2주마다 항암치료를 받는 상황에서도 팀의 맏형으로서 기획과 활동 과정을 총괄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지난해 7월에는 자전적인 에세이집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를 내며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8월에는 세 살 연하의 헤어디자이너 이혜림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해 10월에는 이 씨와의 사이에서 딸 리단 양이 태어났다. 당시 고인은 벅찬 감격을 억누르지 못하며 “내게도 이런 기적이 일어나네요. 생명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이렇게 소중한 거구나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던 고인이 최근 들어 활동이 잠잠해지면서 주변에서 우려가 나왔다. 지난달 열린 ‘2013 아시아모델상 시상식’에 부쩍 야윈 모습으로 등장한 데 이어 그달 말 진행된 광고 촬영에는 건강 악화를 이유로 불참한 것.

하지만 그는 최근까지 두 번째 음반 발매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고 울랄라컴퍼니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르면 4월 두 번째 미니앨범을 낼 계획으로 작업에 열정적으로 임해왔다. 최근에도 몇 차례 입원했지만 툴툴 털고 곧 퇴원하곤 해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으로 부인 이 씨와 생후 4개월 된 딸 리단 양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동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14일.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임윤택#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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