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차관이 시골 중학교에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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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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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했던 김동연 2차관 “학생들에게 꿈-용기 들려달라”
교사편지 받고 두차례 특강

5일 춘천 동산중을 방문한 김동연 기획재정부 차관(가운데)이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마친 뒤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5일 춘천 동산중을 방문한 김동연 기획재정부 차관(가운데)이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마친 뒤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5일 오전 강원 춘천시 동산면 동산중학교에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56)이 찾아왔다. 김 차관의 동산중 방문은 지난해 6월에 이어 두 번째. 그는 이날 도서실에서 학생들과 만나 자신의 삶과 청소년들이 가져야 할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준비해 간 학용품을 학생들에게 선물했다.

김 차관이 동산중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6월 3학년 담임인 지정연 교사(42·여)가 보낸 편지 한 통을 받고부터다. 지 교사는 인터넷에서 김 차관의 글을 읽고 편지를 보냈다.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자신의 앞길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꿈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학생들에게 용기의 메시지를 주시기 바랍니다.”

김 차관은 곧바로 동산중을 방문해 특강을 했다. 춘천 교외에 위치한 동산중은 전교생이 21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다. 김 차관은 자신의 힘겨웠던 학창시절을 소개하며 “지금의 어려움을 원망하지 말고 더 큰 꿈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열한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세가 기울었다. 명문고에 진학할 수 있었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상업고교에 진학해야만 했다. 고교 졸업 후 은행에 다니며 야간대학에서 주경야독했다. 이런 열악한 상황을 딛고 행정·입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으로 성공한 과정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동산중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 차관은 지난해엔 학생들에게 ‘노인과 바다’ ‘세 얼간이’ 등 책 21권을 전달했다. 책에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직접 적었다. 처음 학교를 찾아간 며칠 뒤 학생들은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 10여 통을 김 차관에게 보냈다. 김 차관은 그해 추석 때 학생들의 집으로 배 한 상자씩을 선물했다.

김 차관은 “학생들과의 만남을 일회성으로 끝내기 싫어 꼭 다시 오고 싶었다”며 “학생들이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동산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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