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청년, 阿 농가에 종잣돈 대출로 빈곤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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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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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에이커펀드’ 설립 美 명문대 출신 앤드루 윤 씨

자신이 설립한 ‘원에이커펀드’의 도움을 받는 아프리카 농민과 함께한 앤드루 윤 씨(오른쪽). 그는 “이론대로라면 인류의 빈곤은 1세기 전에 없어졌어야 한다”며 “문제는 분배”라고 강조했다. 노스웨스턴대 캘로그경영대학원 홈페이지
자신이 설립한 ‘원에이커펀드’의 도움을 받는 아프리카 농민과 함께한 앤드루 윤 씨(오른쪽). 그는 “이론대로라면 인류의 빈곤은 1세기 전에 없어졌어야 한다”며 “문제는 분배”라고 강조했다. 노스웨스턴대 캘로그경영대학원 홈페이지
미국 명문 예일대 출신의 한국계 청년이 경영컨설턴트라는 화려한 직업을 버리고 아프리카로 가서 빈곤 퇴치와 싸우고 있다.

‘원에이커펀드(One Acre Fund)’ 설립자인 앤드루 윤 씨(33)가 그 주인공. 그는 농민들에게 식량 증산에 대한 지식과 필요한 물품 및 자금을 대출하는 방식으로 아프리카 농민들의 삶을 바꿔 놓고 있다고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경영대학원을 다니던 때 방학을 맞아 케냐를 찾았다가 그는 그의 삶을 바꿔 놓은 장면을 목격했다. 케냐의 어느 시골 마을에서 농민 2명을 만났는데, 한 집은 농작물이 병충해를 입어 기아에 허덕인 반면 바로 이웃집은 일반 농민보다 4배나 많은 풍성한 수확을 거둬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먹을 것이 없어 아이까지 잃은 여인과 나날이 발전하는 이웃의 모습은 윤 씨에겐 충격이었다. 윤 씨는 극심한 빈부차가 바로 농민들의 종자와 비료에 대한 지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윤 씨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7000달러를 털어 자신이 찾았던 마을 40여 가구를 돕는 ‘사회사업’을 시작했다. 농사에 필요한 지식과 비료, 병충해 정보 등을 제공하고 농사에 필요한 돈을 대출해 주는 것. 윤 씨는 “경영대학원까지 다닌 사람이 40여 가구를 돕는 일을 사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당시에는 그들을 돕는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첫 사업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그의 도움을 받은 농민들은 생애 최대의 수확을 하는 기쁨을 누렸다. 윤 씨는 좀 더 조직적으로 이 일을 수행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 ‘원에이커펀드’를 설립했다. 당시 목표는 케냐와 르완다, 부룬디의 13만 농가에 그들이 필요한 자금과 지식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현재는 약 1000명의 활동가들이 생산 농민들을 조직화하면서 종자와 비료 분배, 대출상환계획 점검, 최고 농작법 소개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펀드의 대출금 상환 비율은 약 85%지만 아프리카 농민의 열악한 상황을 감안하면 성공적이라는 것이 윤 씨의 평가다.

이런 성과에 고무된 윤 씨는 2020년까지 7개 나라 150만 농가를 지원한다는 목표를 새로 세웠다. FT는 윤씨가 세계의 선도적인 사회기업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됐으며 세계 각국 정부와 정책결정론자들로부터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씨의 소득은 8년 전 경영컨설턴트 시절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그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을 대신할 보상은 없다”며 “아프리카 농장의 생산성을 2배로 올리는 일은 다른 어떤 일보다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원에이커펀드#앤드루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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