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판사가 바로 아메리칸 드림” 존 리 美종신 연방판사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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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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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역사상 3번째 경사

독일로 건너간 광원과 간호사의 아들로 미주 한인 역사상 3번째로 미 종신 연방판사(일리노이 북부지원)에 오른 존 Z 리(이지훈·44·사진) 판사가 13일(현지 시간) 취임했다. 미 시카고 연방법원 빌딩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딕 더빈 상원의원(일리노이·민주), 법조인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리 판사는 부인과 두 자녀가 배석한 가운데 에드먼드 챙 판사의 선창에 따라 취임 선서문을 낭독했다.

리 판사는 이민 가정의 자녀로서 겪은 애환을 털어놓으며 “부모님은 ‘미국은 기회의 땅이지만 이민자로서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누구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기회는 자신이 얻은 기회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하는 관대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 창조된다”며 연방판사로 오르는 길에 자신을 도와준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를 지명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독 축사를 보내 그를 격려했다. 리 판사를 백악관에 추천한 더빈 의원은 “단칸방 임대 아파트에서 낯선 언어와 함께 시작한 리 판사의 미국 생활은 아메리칸 드림 그 자체”라며 “리 판사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리 판사는 파독 광원 이선구 씨와 간호사 이화자 씨의 3남 중 장남으로 독일에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생후 3개월 때 한국의 외할머니에게 보내져 자라다가 다섯 살 때 부모가 미국 시카고로 이민을 가면서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1992년 하버드대 로스쿨을 우등 졸업한 리 판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로스쿨 1년 후배이기도 하다. 미 법무부 변호사, 시카고 시민법률단체 회장 등을 거쳐 대형 로펌 ‘프리본 앤드 피터스’ 변호사로 일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그를 연방판사에 지명했고 상원은 올해 1월 청문회를 거쳐 5월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미국 연방판사는 대법원과 순회법원, 항소법원 등을 합해 3294명으로 모두 종신직이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존 리#연방판사#아메리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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