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친구 돕자”… 어린이 13명, 지리산 ‘모금 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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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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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리 대안학교 ‘두레학교’ 후원금 302만원 전달

지리산에서 만난 등산객들은 웃으며 그 자리에서 기꺼이 돈을 기부해 주었다. 학생들이 그렇게 모은 돈을 6일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한 뒤 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제공
지리산에서 만난 등산객들은 웃으며 그 자리에서 기꺼이 돈을 기부해 주었다. 학생들이 그렇게 모은 돈을 6일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한 뒤 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제공
6일 경기 구리시 대안학교 ‘두레학교’ 학생 13명이 서울 종로구 옥인동 아름다운재단 사무실을 찾아 후원금 301만9250원을 전달했다. 또래 친구들을 위해 어른도 힘들어하는 지리산을 직접 오르며 모금한 돈이다.

이들은 올해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지리산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총 31km를 완주하면서 178만5500원을 모금했다. 만나는 등산객에게 “우리가 100m 오를 때마다 100원씩을 기부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모았다. 또 인터넷 포털과 학교 인근에서 추가로 모금 활동을 벌여 123만3750원을 보탰다.

두레학교는 2007년부터 소외계층 청소년들을 돕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3박 4일 동안 ‘막무가내대장부’ 팀을 구성해 지리산 종주에 나서고 있다. 학생들은 산을 오르내리며 마주치는 등산객과 주변에 있는 친구, 가족에게 그 취지를 설명하고 기부를 권유했다. 그렇게 기부 약속을 받고 종주에 성공하면 약속받았던 기부금을 받는 형식. 지리산 종주를 통해 두레학교 학생 126명이 지난 6년 동안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한 금액은 모두 3106만5367원에 달한다. 학생들이 모금한 기금은 지금까지 총 60여 명의 소외계층 학생들의 여행을 지원하는 데 사용됐다.

학생들과 함께 지리산 종주에 나섰던 두레학교 박수백 교사(32)는 “지리산 등정을 위해 사전에 학교 인근 야산에서 ‘지옥훈련’을 하는 등 많은 준비를 했지만 지리산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힘든 상황이 많았다”며 “또래 친구들을 도우려는 아이들의 마음이 등정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리산 종주 후에도 아이들이 직접 학교 앞에서 소책자를 나눠주며 모금 활동에 열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두레학교 9학년 김한준 군(15)은 “처음에 지리산에 갔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왜 왔을까’라고 후회도 했지만 돌아와서 우리가 모은 기부금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두레학교#지리산 종주#아름다운 재단#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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