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추리문학관 20돌… “오늘 하루만 희귀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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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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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Life지 1952년 9월호
자유부인-마인 1954년 판본 등 전시

Life지 1952년 9월호
Life지 1952년 9월호
김성종 추리문학관장(71)은 3년 전 프랑스 파리의 서점 ‘셰익스피어 & 컴퍼니’에 들렀다가 눈이 번쩍 뜨였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전문이 게재된 미국 월간 라이프(Life)지의 1952년 9월호가 전시돼 있었다. ‘전공’인 추리소설은 아니었지만 김 관장은 “연재가 아니고 전문이 실린 데다 삽화도 들어있었다. 문학 책 수집가로서 욕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강력히 구입 의사를 밝혔지만 서점은 “파는 책이 아니다”라고 딱 잘라 거절했다. 낙담해서 발길을 돌렸던 김 관장은 최근에야 미국 뉴욕에 사는 지인을 통해 어렵게 이 잡지를 구했다. “헤밍웨이가 이 잡지에 ‘노인과 바다’를 싣고 2년 뒤 노벨 문학상을 받아 더 의미가 커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희귀본이죠.”

김성종 관장
김성종 관장
부산 해운대구 중2동에 있는 추리문학관이 31일 개관 20주년 기념식을 연다. 1992년 3월 28일 부산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달맞이고개에 개관한 추리문학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문학관으로 추리소설 1만7000여 권을 포함해 도서 4만7600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20주년을 맞아 31일 단 하루 희귀본을 공개한다. ‘노인과 바다’가 실린 라이프지를 비롯해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가인 김내성의 탐정소설 ‘마인’의 1954년 판본, 정비석의 ‘자유부인’ 1954년 판본 등 희귀도서 13점을 전시한다. 김 관장은 “이들 도서는 햇볕을 받아 변색될 우려 때문에 평소에는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부산#추리문학관#추리문학관2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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