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고 살자던 남편, 하늘나라서 기뻐하겠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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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모교 성균관대에 이효선씨 장학금 1억

“여보, 당신 후배들 위해 당신 이름으로 기부했어요. 저 잘했죠?”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총장실을 나서던 이효선 씨(48·여)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지난해 10월 위암으로 별세한 정기홍 씨(당시 49세·성균관대 약학과 82학번)의 부인인 이 씨는 이날 남편의 모교를 찾아 장학기금 1억 원을 전달했다.

2008년 위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해오던 정 씨는 “다시 건강해진다면 꼭 나눔을 베풀며 살고 싶다”고 이 씨에게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암세포가 골수로 전이된 탓에 정 씨는 꿈꾸던 기부를 못한 채 2011년 숨을 거두었다. 남편을 떠나보낸 이 씨는 남편이 남기고 간 나눔의 뜻을 대신 실천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남편의 모교에 낼 장학금을 마련했다.

이 씨는 “형편이 어려운 남편 후배들이 장학금을 요긴하게 쓰고 남편을 기억해 준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씨로부터 기부금을 전달받은 김준영 총장은 이날 이 씨와 함께 온 초등학생 아들에게 “나중에 성균관대 의·약대에 입학해 아빠가 기부한 장학금으로 공부하고 훌륭한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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