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어머니 위해” 7년만에 모인 정트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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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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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작고한 모친의 모교 이화여대서 삼남매 추모음악회

어머니가 가장 좋아한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1번을 연주하는 정트리오. 정명화는 “이화여대 대강당은 어머니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제공
어머니가 가장 좋아한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1번을 연주하는 정트리오. 정명화는 “이화여대 대강당은 어머니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제공
마이크를 잡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물기 어린 목소리에 객석이 숙연해졌다.

“방금 연주한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21번은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유일한 단조 작품입니다. 모차르트가 어머니를 여읜 직후에 작곡했지요. 깊은 영혼을 담아, 여기에 계신 모든 어머니께 드리는 곡입니다.”

13일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 무대에 정트리오가 올랐다. 정명화(첼로), 정경화(바이올린), 정명훈(피아노)이 7년 만에 정트리오로 다시 모인 것은 5월 작고한 어머니 이원숙 여사를 음악회로 추모하기 위해서. 제목은 ‘우리들의 어머니를 위하여’로 붙였다. 이화여대에서 음악회를 여는 것은 어머니의 모교인 데다 정트리오가 젊은 시절 이 학교 대강당에서 종종 연주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들려드렸던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던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 1번도 연주곡 목록에 넣었다. 정 씨 남매 7명 중 맏딸인 고 정명소의 손자 대니얼 김(16)도 외증조모를 위해 리스트의 ‘탄식’을 피아노로 연주했다.

정트리오는 “어머니를 뉴욕 퀸스 묘역에 모시면서 묘석에 ‘방향을 제시해주신, 사랑과 신앙의 어머니’라 새겨 넣었다. 우리는 어머니에게서 아이와 눈높이를 같이하는, 존중이 담긴 사랑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연주가 끝난 뒤 2900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정경화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두 손으로 커다란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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