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광화문 한중일협력사무국에 출근한 중국인 장무후이 씨.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중국인 장무후이(張暮輝·26) 씨는 18일 서울 광화문 S타워의 한중일 협력사무국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탕자쉬안(唐家璇) 전 중국 국무위원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를 만났다. 이날은 그의 첫 출근이었다. 그는 전날 입국했다.
장 씨는 최근 5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사무국 직원으로 선발됐다. 중국 외교부가 8월 인터넷에 ‘한류의 나라 한국에 국제기구가 만들어진다’며 한중일 협력사무국 직원 2명을 뽑는다는 채용공고를 낸 뒤 장 씨를 포함한 지원자가 1000명을 넘었다.
지원 당시 장 씨는 홍콩 펑황TV에서 기자 겸 편집자로 1년째 근무하고 있었다. 중국 베이징대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지역학 석사 학위를 받은 엘리트 언론인으로 막 자리를 잡아가던 차였다.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국제기구에서 꼭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꿈이 외교관이었고, 한중일 3국이 협력해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저의 전공과도 잘 맞아떨어졌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에 가본 적이 없었지만 도전을 해보자고 결심했죠.”
장 씨는 면접시험을 치르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행 비행기표를 샀다. 유창한 영어와 일본어 실력으로 3국 간 분쟁과 과거사 등을 묻는 면접관들의 까다로운 질문을 무난히 받아넘겼다. 그리고 합격 통보를 받자마자 아무런 망설임 없이 펑황TV에 사표를 냈다. 장 씨는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면서도 “다른 나라의 젊은이들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돼 흥분되고 기쁘다”고 말했다.
탕 전 국무위원과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사무국을 차례로 방문해 장 씨를 포함한 3국의 젊은이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세 나라가 서로 가치관이 다를 수 있지만 자립과 공생을 통해 동북아의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사무국 출범기념 학술회의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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