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만나는 ‘미군兄-한국군 동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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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식 예비역 중장 두아들 “분쟁지역 지원 자랑스럽다”


육군 3군단장을 지낸 박봉식 예비역 중장(67·육사 24기)이 두 아들을 아프가니스탄에 보낸다. 그의 2남 중 장남은 미군 1기갑사단 3여단 소속 군목인 박병욱 대위(41)로 최근 아프간 주둔 미군부대로 배속됐다. 차남인 육군 13항공단 헬기중대장 박병민 소령(38·학군 35기)은 다음 달 오쉬노부대 4진으로 아프간에 파병된다.

박 예비역 중장은 “두 아들이 비슷한 시기에 분쟁지역 파병을 자원했다. 위험한 지역에 자식들을 보내 한편으론 걱정되지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큰아들 박 대위는 육군 56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1996년 미국으로 건너가 탈봇신학대를 졸업했다. 미국에서 목회자로 활동하다 시민권을 취득한 뒤 군목으로 미군에 들어갔다. 미군 군목은 훈련장을 찾아다니며 목회와 상담을 병행한다. 야전에서는 전사자 처리도 군목의 역할이다.

박 예비역 중장은 “큰아들은 상담을 위해 찾아온 미군들에게 라면을 직접 끓여줘 미군들 사이에선 ‘라면 목사’로 불린다”며 “병사 시절 경험이 미군 상담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들었다. 상담 대신 라면을 먹기 위해 찾아오는 미군도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작은아들인 박 소령은 “전부터 파병부대에 가고 싶었는데, 형과 같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할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형과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면 많은 위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소령은 현재 충남 연기군 모 부대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받고 있다.

두 형제의 사연을 전해들은 미군 부대장은 아프간 현지에서의 상봉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형제가 현지 부대에서 적응하면 내년 초쯤에 형이 헬기를 타고 동생 부대를 방문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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