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젖은 두만강’ 낳은 만춘려관 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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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두만강변 최대 여관… 간도 오가던 조선인 즐겨 묵어
독립운동 남편잃은 여인 사연… 이시우씨 밤새워 노래 만들어

일제강점기 민족의 애환을 담은 노래 ‘눈물 젖은 두만강’이 탄생한 ‘만춘려관’이 복원된다.

6일 중국 연변(延邊·중국명 옌볜)조선족자치주의 도문(圖們·투먼)시는 1930년대 두만강변에 세워진 도문시 최대의 여관이었던 만춘려관 복원에 착수했다며 이달 말 완공해 다음 달 8일 준공식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문과 북한 남양을 잇는 두만강 철교 상류 나루터 부근에 복원되는 만춘려관은 ‘ㄴ’자 형태에 붉은색 벽돌을 쌓고 양철 지붕을 얹어 1930년대 모습 그대로 재현된다.

만춘려관은 14개 객실이 있었으며 당시 독립운동이나 무역을 위해 두만강을 건너 간도를 오가던 조선인들이 즐겨 묵었던 곳으로 알려졌다. 1935년 간도 순회공연에 나섰던 유랑극단 ‘예원좌’ 단원들도 이곳에 투숙했는데 당시 극단의 지휘자 겸 작곡가였던 이시우 씨(1913∼75년)가 ‘눈물 젖은 두만강’을 지었다.

당시 독립운동을 하던 남편을 수소문해 두만강까지 찾아온 한 여인이 이미 일본군에 의해 남편이 처형됐다는 소식을 듣고 구슬피 울고 있었는데 이 씨가 여관 주인을 통해 이 사연을 듣고 밤을 새워 작곡한 노래가 ‘눈물 젖은 두만강’이다. 예원좌의 소녀 가수 장성월이 간도 순회공연에서 처음 부른 이 노래는 이후 서울에서 2, 3절 가사가 붙여지고 1938년 음반이 취입됐다. 음반이 발매된 직후 조선총독부는 민족의식을 고취시킨다는 이유로 판매 금지 처분을 내렸으나 광복과 함께 널리 불리면서 국민 애창곡이 됐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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