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제사회는 한국의 발전모델에 높은 존경을 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국제사회에 책임을 보여야 할 때입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알베르트 쿤더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원조효과작업반 공동의장은 1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개발도상국 국민들을 도울 도덕적 의무가 있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그는 이집트 출신의 탈랏 말렉 공동의장과 함께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개발원조총회를 준비하기 위해 방한했다. 부산 총회는 유엔의 원조 프로젝트인 새천년개발계획 달성 목표 시점인 2015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조 회의다.
쿤더르스 의장은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전체 원조의 40%에 이르는 데 대해 “원조 비율은 한국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금융 제약을 받거나 지속적인 채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는 무상원조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말렉 의장과 쿤더르스 의장은 “부산 총회는 선진국 중심의 원조에서 한국을 포함한 중진국 중심의 새로운 원조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가.
한국은 성공적인 개발 경험과 지식이 있고 그 경험을 개도국과 공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남남(개도국 간)협력의 새로운 형태를 제공할 수 있다.
▽말렉=이집트를 돕는 국가들은 이집트의 조달시스템이 부패했다는 이유로 그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는다. 이는 이집트의 국가능력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자체 시스템을 활용해 도움을 받았다. 바로 한국이 개발과정에서 보여줬던 좋은 사례다. 한국의 개발과정에서 어떤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공유하자는 것이다.
―부산 총회에서 제시될 원조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말렉=원조 규모를 늘리는 (선진국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높은 원조 품질을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해질 것이다. ▽쿤더르스=가나에는 많은 개발협력 주체가 활동하지만 일이 중복돼 효율성이 떨어진다. 역할을 분담하고 가나 같은 수원국의 필요에 따라 원조를 제공해 효과를 높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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