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반공 포로 석방 모습을 찍은 사진들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대학 시절 이삿짐을 리어카에 싣고 가는데, 미국 군인들이나 쓸 수 있던 필름통이 좋아 보였는지 누가 그것만 달랑 들고 갔더라고요. 없어진 것을 알고 얼마나 가슴이 쓰리던지….”
문화인류학자인 강신표 인제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 명예교수(75·사진)는 아버지가 사준 라이카 카메라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사진을 찍었다. 고희를 넘어선 지금도 사진을 즐겨 찍는다. 최근 국립민속박물관이 내놓은 자료집 ‘세계와 함께 나눈 한국문화’와 ‘배움의 길, 기록을 따라가다’는 강 교수가 2009년 8월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한 사진과 기록물 중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두 자료집 중 ‘배움의 길…’은 강 교수 가족의 일상을 담은 사진집이다. 강 교수의 백일 기념사진과 부인 김봉영 씨의 모습, 그가 현지 조사를 다니며 직접 촬영한 사진 219장을 담았다.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내보이는 것이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강 교수는 “개인적인 것들이기는 하지만 나라는 개인의 궤적을 통해 사회문화사적 변동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이 사진집은 한국 근현대사의 축소판으로 당시의 다양한 생활상을 투영해 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세계와…’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강 교수가 깊이 관여하게 된 올림픽 문화학술운동에 대한 연구 자료를 정리한 보고서다. 강 교수가 직접 기획한 서울올림픽 문화축전 기본계획, 1987년 제1회 국제올림픽 문화학술대회 기획과정에 얽힌 이야기들과 그가 쓴 올림픽 관련 논문들을 정리해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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