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고 연극반 출신 극단 ‘화동연우회’ 창립 20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0일 03시 00분


“학생때 연극 열정 평생 날 지켜줬죠”
신구씨 등 참석 신작 제작발표회

“학생 때 연극한 것이 제 연기 인생의 기초가 됐지요. 그때 가진 연극에 대한 깨끗하고 열정적인 마음이 평생 저를 지켜주는 것 같습니다.”

원로 배우 신구 씨(74)는 19일 서울 대학로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극단 화동연우회 창립 20주년 기념 신작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기고 연극반 출신들로 구성된 화동연우회는 1991년 결성됐고 매해 한 편씩 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고에 연극반이 생긴 것은 경기공립중학교 시절이던 1945년.

20번째로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세계적인 문호인 셰익스피어 원작의 ‘페리클레스’다. 공작 페리클레스가 안티오쿠스 왕에게 박해를 당해 망명하고 떠돌지만 결국 인생 역정을 딛고 헤어졌던 아내, 딸과 재회한다는 내용으로 국내 초연이다. 12월 4∼1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신 씨(52회)부터 막내인 이채상 씨(100회)까지 출연 배우의 기수 차이는 최고 48년. 동문 30여 명이 배우와 연출, 번역가로 참여했다. 배우 윤동환 씨(82회)는 “창립 20회 공연에 참여해 기쁠 뿐 아니라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배우 유태웅 씨(87회)는 “가장 좋은 것은 다른 극단에서는 제가 주로 술값을 내야 했는데 여기서는 제가 낼 일이 없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화동연우회가 선보여온 작품들은 첫 공연이었던 1991년 제이슨 밀러의 ‘이런 동창들’을 비롯해 대부분 국내 초연작이다. 작품 선택부터 번역, 극화까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회원인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61회)은 “초연을 하면 새로운 정보가 쌓이고 그만큼 연극계에 기여할 수 있다. 내년에는 그동안 공연했던 작품을 묶어 작품집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02-3673-2248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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