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스톤“세상은 온전한 흑도 순수한 백도 없는 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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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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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스톤 감독 부산 회견 “한국은 알수록 놀라운 나라”

23년 만에 ‘월스트리트’ 속편을 들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올리버 스톤 감독은 “탐욕이 신뢰를 좀먹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본모습대로 편안히 살 수 있는 길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23년 만에 ‘월스트리트’ 속편을 들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올리버 스톤 감독은 “탐욕이 신뢰를 좀먹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본모습대로 편안히 살 수 있는 길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모든 것은 회색이다. 세상에는 온전한 흑도, 순수한 백도 없다. 나는 영화로 세상을 심판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월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21일 개봉)의 올리버 스톤 감독(64)이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기자회견을 가졌다. 할리우드 상업영화 감독으로는 이례적으로 ‘플래툰’ ‘JFK’ ‘닉슨’ 등 사회비판적 주제의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온 그는 “사람들이 내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고 있지만 영화는 내게 그저 개인적 삶의 여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1987년 작 ‘월스트리트’의 주인공 마이클 더글러스를 재기용해 만든 23년 만의 속편이다. ‘탐욕은 좋은 것’이라는 좌우명으로 부당거래를 일삼는 금융업자 고든 게코(더글러스)와 정직한 펀드중개인 제이컵 무어(샤이아 라보프)의 대결을 그렸다.

“무어처럼 성실한 금융업 종사자가 현실 세계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스톤 감독은 “아버지가 15년간 증권 브로커로 일하셨다. 천성이 정직한 분이었다. 금융업을 하는 사람이 모두 거짓말쟁이일 리 없다. 하지만 현재의 금융시스템은 고객을 위해 일하는 금융업자를 위험에 빠지게 만든다”고 답했다.

영화는 사악한 투자가 게코가 감옥에 갇혔다가 빈털터리가 돼 출소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스톤 감독은 “2008년 금융위기의 원흉인 거대 투자은행은 아무 벌도 받지 않았다. 세상은 갈수록 게코처럼 탐욕스러워지는데 그 병폐를 책임지는 이는 없다”고 했다.

“1996년 결혼한 아내(정선정 씨·53)를 통해서 미국에 비해 건전한 한국 금융시스템에 대해 알게 됐다. 한국은 알수록 놀라운 나라다. 열심히 일해 돈을 버는 바른 길을 미국에 가르쳐주는 면이 있다.”

부산=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감독 올리버 스톤 ,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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