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에 ‘기적의 전투’ 기념비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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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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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군 1000명 사살-생포… 미군 전사자는 0명

사진 제공 가평군
사진 제공 가평군
1951년 5월 26일 경기 가평군 북면 홍적리.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 213야전포병대대(213부대)는 국군 제21보병연대와 함께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날 밤 보병연대가 적군을 포위하기 위해 대공세에 나섰다. 남은 213부대 장병 600여 명은 후방 고지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포위망을 뚫고 중공군 4000여 명이 고지로 밀려오기 시작했다. 213부대원들은 어둠 속에서 치열한 육박전을 벌인 끝에 진지를 지켜냈다. 이어 순찰대를 조직해 진지 주변에 흩어진 적군을 섬멸했다. 이틀에 걸쳐 벌어진 전투에서 중공군 350여 명이 사망하고 830여 명이 포로가 되거나 투항했다. 반면 213부대는 단 1명의 전사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213부대는 이날의 승전을 ‘기적의 전투’로 부르기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 미국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기도 했다.

1951년 5월 美213부대 승리, 59년만에 홍적리서 제막식

이 전투를 기념하기 위한 참전 기념비(사진)가 59년 만에 세워졌다. 가평군 가평읍 읍내리 영연방참전비 입구에 세워진 기념비는 가로 1.4m, 세로 1.2m 크기다. 펼친 책 형태의 기념비에는 당시 전투상황이 한글과 영어로 새겨졌다. 이에 앞서 미국 유타 주 시다 시에는 2008년 9월 한국전 참전비가 세워졌다. 213부대원의 대부분이 바로 시다 시 출신이다. 가평군과 시다 시는 지난해 9월 자매결연을 맺었다. 가평군 관계자는 “시다 시와 시민들은 가평에서 벌어진 ‘기적의 전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며 “이번 참전 기념비 건립을 계기로 두 지역 간 교류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참전비 제막식은 8일 오후 이진용 가평군수, 조 버지스 시다 시장, 참전 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가평=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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