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극한 딛고 1000km 극한 레이스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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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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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3명 “내년부터 2년간 세계 5대 사막 횡단할 것”

참가자 강희석씨 “완주 자신”

13일 서울 관악구 청림동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서 강희석 씨가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는 월간지 ‘빅이슈코리아’를 팔고 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13일 서울 관악구 청림동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서 강희석 씨가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는 월간지 ‘빅이슈코리아’를 팔고 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노숙인들도 뭐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삶의 밑바닥까지 떨어져 본 사람들이니 이제 다시 오르는 일만 남았잖아요.”

강희석 씨(35)는 노숙인이 판매하는 잡지 ‘빅이슈코리아’ 사업단의 일원으로 동료 노숙인 2명과 함께 세계 5대 사막을 횡단하는 ‘희망의 마라톤’에 도전한다. 강 씨는 13일 서울 관악구 청림동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서 기자와 만나 ‘희망과 재기’를 얘기했다.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는 월간지 ‘빅이슈코리아’를 6개월째 팔고 있는 그는 “세계 각지 사막을 횡단할 노숙인을 찾는다기에 바로 지원했다”고 했다. “사막 횡단 마라톤은 우리같이 ‘외로운’ 사람들이 잘할 것”이라고도 했다.

노숙인들의 ‘사막 횡단 레이스’는 빅이슈코리아 사업단이 ‘빅이슈코리아’ 창간과 동시에 시작한 캠페인. 사막 마라톤이 펼쳐질 곳은 모로코 사하라, 이집트 사하라, 칠레 아타카마, 중국 고비, 남극 등 5곳이다. 내년 4월부터 2012년 말까지 남극을 제외한 지역에서 250km씩, 남극은 40km를 달리는 총 1000km가 넘는 대장정이다.

강 씨는 자동차부품 생산 공장에서 일하다가 회사가 부도나면서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하루 치 일감을 위해 매일 새벽 인력시장에도 나가 봤지만 허탕을 치기 일쑤였다. 건축 인부로 일하다가 손가락을 다치면서 ‘힘쓰는’ 일감은 아예 포기했다.

강 씨는 “‘홈리스 레이서’로 선정된 후 매일 아침 1시간씩 공원을 걷고 있다”며 “아직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내년 4월 대회 전까지는 완주할 수 있는 몸을 만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진무두 빅이슈코리아 판매국장은 “삶의 극한을 경험해 봤다는 점에서 노숙인들이야말로 사막 레이스에 적합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통해 노숙인들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단은 현재 노숙인 레이서를 지원할 공식 후원사를 모집하고 있다. 문의는 사업단 대표번호(02-766-1115)로 하면 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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