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광만 비추는 日역사인식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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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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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상 재일한인역사관 관장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았지만 일본은 오히려 메이지 시대의 영광을 되돌아보는 역사물을 방송하며 과거 역사의 영광스러운 면만 비추고 있습니다.”

19일 일본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만난 강덕상 재일한인역사자료관 관장(77·사진)은 근래 일본 사회의 역사인식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날 서울의 동북아역사재단과 공동으로 역사영상심포지엄을 개최한 그는 “일본은 1990년 중반 이후 경제 침체로 자신감을 잃은 뒤 내셔널리즘(민족주의)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려고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가현립대 명예교수인 강 관장은 1960년대부터 수집해 온 일본정부의 비밀문서와 정부 고위관료의 수기, 시민 경찰 군인의 증언을 바탕으로 일제 침략기를 연구해왔다.

강 관장은 오랫동안 일본 사회에서 논란이 되어온 재일동포 차별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차별이 줄어들었는지 몰라도 아직도 아이들이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며 “일본 성인들의 조선인에 대한 인식이 아이들에게 투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일왕의 방한 문제에 대해 강 관장은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방한 중 일왕이 계란투척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일본 내 재일동포들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강 관장은 근본적으로 한일 관계에 변화가 있으려면 남북한의 통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아직도 거의 매일 일본인 북송문제 등을 놓고 부정적인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이는 일본인들에게 ‘한국은 분단된 하류 국가’로 보이게 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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