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 ‘불일암 후박나무’ 아래 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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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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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49재… 수목장 치르기로
1975년경 스님이 직접 심어

법정 스님의 유골이 28일 전남 순천시 송광사 불일암 계단 옆 후박나무(점선) 밑에 묻힌다. 법정 스님의 제자인 덕조 스님은 “생전에 나무를 좋아했던 법정 스님이 35년 전 이 나무를 직접 심었다”고 말했다. 순천=이형주 기자
법정 스님의 유골이 28일 전남 순천시 송광사 불일암 계단 옆 후박나무(점선) 밑에 묻힌다. 법정 스님의 제자인 덕조 스님은 “생전에 나무를 좋아했던 법정 스님이 35년 전 이 나무를 직접 심었다”고 말했다. 순천=이형주 기자
법정 스님이 생전에 17년간 머물렀던 전남 순천시 송광사 불일암 계단 옆 나무 밑에 묻힌다. 송광사는 법정 스님이 환경운동을 한 데다 자연주의자였다는 점을 감안해 49재 직후인 28일 낮 유골을 나무 밑에 묻는 수목장을 치르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법정 스님 유골은 산골(散骨) 과정을 거쳐 안장된다. 이 나무는 법정 스님이 1975년경 불일암 생활을 시작하면서 심은 목련나무로 높이가 12m에 이른다.

송광사 측은 “법정 스님은 저서 ‘아름다운 마무리’에서 이 나무를 후박나무로 지칭했다”며 “스님이 목련을 후박으로 표현한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스님만이 아는 철학적인 배경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광사는 28일 오전 11시 대웅전 앞에서 열리는 법정 스님 49재에 추모객 1만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9재는 영산재 등 대부분 절차를 생략하고 헌화 등으로 간소하게 진행된다.

법정 스님이 입적한 이후 송광사에는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송광사 총무국장인 진경 스님은 “법정 스님 입적 이후 지금까지 추모객 20만 명이 송광사를 다녀갔다”고 말했다. 불일암에 있는 책자 8권에는 법정 스님을 추모하는 글로 가득 채워져 있다. 송광사는 49재 이후 법정 스님을 추모하는 사업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순천시는 49재가 끝나면 송광사∼순천만 인근 정채봉 문학관을 잇는 72km에 법정 스님을 추모하고 가르침을 되새길 수 있는 오솔길인 ‘구도자의 길’(가칭)을 만드는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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