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소리없이 코트를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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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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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3급 이덕희 군 세계적 J테니스대회 3위

선천성 청각장애(3급)가 있는 이덕희 군(제천 신백초교 5년)이 5일 미국 플로리다 주 브레이든턴에서 열린 에디허국제테니스대회 단식 남자 12세부에서 3위를 차지해 관중과 대회 관계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진 제공 제천교육청
선천성 청각장애(3급)가 있는 이덕희 군(제천 신백초교 5년)이 5일 미국 플로리다 주 브레이든턴에서 열린 에디허국제테니스대회 단식 남자 12세부에서 3위를 차지해 관중과 대회 관계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진 제공 제천교육청
태어날 때부터 그의 귀는 잘 들리지 않았다. 운동이 좋아 테니스를 시작했지만 공이 라켓에 맞을 때 생기는 타구 음이 어떤 소리인지 알 수 없다. 심판 판정도 입 모양과 손동작을 통해 겨우 파악할 수 있다. 운동선수로는 치명적일 수 있는 약점을 지녔지만 코트에서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선천성 청각장애(3급)를 지닌 이덕희(11·제천 신백초 5년)가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주니어테니스대회인 에디허국제대회 남자 12세부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덕희는 5일 미국 플로리다 주 브레이든턴에서 열린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홍성찬(12·횡성 우천초 6년)에게 0-2(1-6, 1-6)로 졌다. 무릎 통증까지 겹쳐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덕희는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장애를 극복하며 톱시드 토미 폴(미국) 등 세계의 강자들을 차례로 꺾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미국의 테니스 전문 주테니스닷컴은 “그의 도전정신이 놀랍다”고 보도했다.

7세 때 초등학교 테니스 선수를 하던 사촌형의 영향으로 라켓을 잡은 이덕희는 남다른 집중력과 부모의 정성어린 뒷바라지로 초등학교 무대 최강자로 떠올랐다. 강력한 서비스와 포핸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지난해에만 10차례 이상 정상에 올랐다. 그의 꿈은 로저 페데러(스위스)와 같은 테니스 황제가 되는 것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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