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사랑 유언 12년만에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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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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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조 씨 1997년 고려대에 임야 기증
2007년 장학재단 출범… 첫 수혜자 나와

부자(父子)의 남다른 모교 사랑이 12년 만에 열매를 맺었다. 고려대 상대 출신인 황병조 남성산업 회장(62)이 1984년 암으로 작고한 부친 황청하 씨(사망 당시 84세)가 유산으로 남긴 서울 양천구 신월동 소재 1만3200m²(약 4000평)의 임야를 고려대에 기부한 것은 1997년 5월이었다.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 상과(16회) 출신으로 고려대 교우회 초대 상임이사를 지낸 부친이 “고려대를 위해 뜻 깊은 일에 사용하라”는 유언을 남긴 데 따른 기부였다.

▶본보 1997년 5월 23일자 33면 참조(사진)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7년 9월 황 회장은 고려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이 전에 기부한 임야가 SH공사가 시행하는 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용지에 편입되면서 12억 원으로 현금화됐다는 것. 황 씨는 “10년도 넘은 일이라 사실 잊고 지냈는데 모교에서 먼저 연락을 해줬다”며 “현물로 남아 있을 때보다 좋은 일에 쓰일 수 있어 매우 기뻤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고려대는 황 회장에게 “부친의 호와 이름을 딴 장학기금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황 회장도 동의했다. 이렇게 해서 1997년 10월 ‘춘파(春波) 황청하 장학기금’이 설립됐다. 기금 원금은 보존하고 원금에서 나오는 이자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고려대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기금 운영방침을 세웠다. 19일 고려대에서는 황청하 장학기금의 첫 수혜자 6명이 나왔다. 황 회장은 이날 장학금 수혜 학생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나중에 후배들에게 이런 장학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졸업한 뒤에도 사회생활을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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