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디자인은 ‘생활’을 디자인 하는 것”

  • 입력 2009년 4월 29일 02시 59분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설계한 자하 하디드 씨

“외국인이 한국 수도 한복판에 역사적 랜드마크를 만드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은 당연히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신선한 발전’은 그렇게 얻는 것 아닐까요? 서울은 한국만의 것이 아닌 세계의 대도시니까요.”

28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만난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 씨(59·사진)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이날 자신이 설계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전시관, 이벤트홀, 잔디공원을 갖춘 이 유선형 건물은 2011년 완공된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DDP의 구조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도시 각 분야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한 것. 하디드 씨는 주어진 지형과 역사 유적을 무시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계하기 위해 한국 전통건축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설계에 응용했다.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 디자인 매력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생각은 고무적입니다. 일본 도쿄도 20년 전 비슷한 노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죠. ”

수직 벽과 수평 슬래브 건물의 상식을 벗어난 DDP의 파격적 디자인은 건물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사용자에게 ‘여백’의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이다. “도시가 성장할수록 사람은 많아지는데 그들이 편안히 머물 공간은 줄어들죠. DDP는 채움이 아닌 비움을 위한 건물입니다. 어린 시절 뛰어놀았던 공원처럼 삶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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