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잔치 대신 장학금… 나무 심은셈”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7분


“고1 때부터 동아일보를 보기 시작해 올해로 53년째 애독자입니다. 그동안 주옥같은 글만 읽고 돌려 드린 것이 없어 마음이 늘 편치 않았는데, 올해 동아일보 창간 88주년과 제 칠순이 겹쳐 작은 나무 한 그루 심어보자는 생각에 장학금을 기탁하게 됐습니다.”

7일 자식들이 열어 준다는 칠순잔치도 마다하고 잔치 비용 300만 원을 고스란히 동아꿈나무재단에 장학금으로 기탁한 윤래권(69·서울 도봉구 창동·사진) 씨.

그는 동아꿈나무재단 23주년 특별기사를 접하고 “세상에는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그동안 나는 세상을 위해서 뭘 하며 살았나” 하는 생각에 칠순잔치 비용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로 마음먹었다.

▶본보 5일자 A17면 참조

▶ “30년전 작은 ‘씨앗’이 ‘거목’으로 자라 뿌듯”

▶ ‘꿈나무 밑거름’ 기금 117억원으로

자녀들도 칠순잔치 비용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고 싶다는 윤 씨의 뜻을 기쁜 마음으로 따라줬다.

은행원으로 34년간 재직하다가 1997년 정년퇴직한 윤 씨는 10년 넘게 갈고 닦은 붓글씨 솜씨로 본보에 ‘천하위공(天下爲公·온 세상은 만민의 것)’이라는 글도 함께 보내왔다.

‘천하위공’은 1920년 본보 창간 당시 중국의 정치 지도자 쑨원(孫文)이 보내온 친필 휘호에 적혀 있던 글이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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