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장학금 모두 다른 학생에” 참 착한 쌍둥이

  • 입력 2007년 12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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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 합격한 쌍둥이 형제가 고교 3년 동안 받은 장학금 전액을 다시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최근 서울대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 전형을 통해 경영학부와 기계항공공학부에 합격한 서울 세종고 3학년 유기한(18), 지한(18) 군.

일란성 쌍둥이 형제인 이들은 고교 1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주는 성적 우수 장학금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너희는 굳이 장학금을 받을 필요가 없으니 정말 필요한 친구들에게 양보하자”는 부모의 제안에 따라 30만∼50만 원씩 받은 장학금을 모교에 다시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이들은 이 같은 사실을 주변에는 비밀로 해 이들 대신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조차 장학금의 출처를 몰랐다.

쌍둥이 형제의 선행은 고교 입학 전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중학교 때부터 가족과 함께 충북 음성군과 경기 가평군의 꽃동네를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또 고교 때도 매달 한두 차례씩 병원을 찾아 환자들을 돌봤다.

형 기한 군은 “부모님을 따라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봉사활동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란 생각을 갖게 됐다”며 “먼 훗날 윤리경영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동생 지한 군은 “지금까지 한 봉사활동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학에서 자동차 분야를 깊이 연구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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