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 건국대병원교수 “돈 욕심 날까봐 덜컥 200억 원 기부”

  • 입력 2007년 12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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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국내 최초로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한 건국대병원 심장전문의 송명근(56·사진) 교수가 2002년 자신과 부인이 죽은 뒤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유언장을 작성해 변호사 공증까지 마친 것으로 7일 밝혀졌다.

현재 송 교수의 재산은 자택과 부동산 등을 합쳐 2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그가 개발한 심장판막 보조장치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재산이 급속도로 불어났다.

송 교수는 “아들과 딸 결혼자금으로 3억 원씩 주기로 하고 나머지 재산은 모두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면서 “사회생활로 번 돈을 사회로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나의 인생철학”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8000여 건의 심장수술을 집도한 송 교수는 1997년 심장판막 기능을 되살리는 보조장치를 개발하고 이를 제조 판매하는 ‘사이언스시티’사를 세웠다. 그의 제품이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면서 회사 지분의 40%를 가진 송 교수 부부의 재산도 크게 늘어났다.

그는 “5년 전 유언장 공증을 해놓을 때만 해도 재산이 이렇게 불어날 줄은 몰랐다”면서 “앞으로 재산이 얼마나 늘어날지 알 수 없지만 액수에 상관없이 전 재산을 사회에 내놓겠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기부금은 국립심장병센터를 세우거나 심장병 연구기금으로 활용됐으면 한다”면서 “소외받는 노인이나 고아들에게도 일부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76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송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18년 동안 근무하며 심장수술 분야의 ‘신기록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 9월부터 건국대병원에서 ‘송명근 교수 심혈관외과클리닉’을 이끌고 있다. 국내 대학병원에서 자신의 이름이 붙은 클리닉을 갖고 있는 교수는 송 교수가 유일하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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