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문화원정대 ‘17박 18일 476.5㎞’ 대장정 마쳐

  • 입력 2007년 7월 2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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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동안 총 476.5km의 대장정을 끝낸 ‘2007 엔씨소프트 문화원정대’ 참가자들이 27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해단식을 끝낸 뒤 한데 모여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김재명 기자
18일 동안 총 476.5km의 대장정을 끝낸 ‘2007 엔씨소프트 문화원정대’ 참가자들이 27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해단식을 끝낸 뒤 한데 모여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김재명 기자
“조선통신사가 다녔던 길을 400년 만에 다시 밟았어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1607년 일본에 다녀온 조선통신사가 걸은 길을 되짚어 보는 행군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른바 ‘2007년 엔씨소프트 문화원정대’.

문화원정대 행사(주최 서울시·㈜엔씨소프트, 주관 박영석세계탐험협회, 후원 동아일보·SBS, 협찬 노스페이스)는 올해로 네 번째다. 동해안과 남해안, 서해안 도로를 거쳐 올해는 ‘조선통신사 400주년’을 맞아 영남대로의 내륙 코스를 도전 대상으로 정했다.

일본에서 출발하지는 못했다. 원정대원들은 7월 10일 부산을 출발해 양산∼영천∼문경∼충주∼용인을 거쳐 27일 서울시청 앞에 도착했다.

17박 18일 동안 이들이 걸은 거리는 모두 476.5km. 하루 평균 26.5km를 쉬지 않고 걸은 셈이다.

원정대는 대부분 20대지만 7월 삼복더위에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걷는 일은 쉽지 않았다. 발에 물집이 잡힌 것은 물론이고 관절염에 탈수 현상까지 빈발했다. 텐트에서의 잠자리도 불편했고 제대로 씻지도 못했다.

처음 출발한 121명 가운데 결국 2명은 탈수 현상과 체력 소진 등으로 기권했다. 최종적으로 119명이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완주식에 참석했다. 대원들은 검게 그을린 팔로 서로를 끌어안았고 일부 여성 대원들은 벅찬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지현(22·중앙대 제약학과 3년) 씨는 “긴장이 풀어진 마지막 날 행군이 가장 힘들었다. 정신적, 육체적 한계를 극복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현지(20·동덕여대 정보학부 1년) 씨는 “두렵고 떨렸지만 선배들이 많이 도와줘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면서 기뻐했다.

원정대장을 맡은 박영석(44·산악인·세계탐험협회장) 씨는 “요즘 학생들은 자기만 생각하고 남을 돌볼 줄 모른다. 하지만 힘든 원정 기간에 대원들이 서로 의지하며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 대견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원정대원들이 1km를 행진할 때마다 100원씩을 적립해 모은 580만 원을 장애인 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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