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함평의 복덩이”…나비축제 100만명 몰려

  • 입력 2007년 7월 25일 02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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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돈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지만 이제 ‘나비축제’로 함평은 엄청난 ‘나비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이석형(49) 전남 함평군수는 1999년 첫 번째 나비축제를 열던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군민들은 “축제 할 것도 많은데 하필이면 곤충이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나비축제가 열리기 전에 함평군은 별다른 특색을 찾아보기 힘든 평범한 농촌이었다.

인구는 4만 명이 채 되지 않았고 재정 자립도는 11% 정도로 전남의 22개 시군 가운데 꼴찌 수준이었다. 별다른 관광 명소나 내세울 만한 특산품도 없었다.

하지만 나비축제는 함평군을 전국이 주목하는 생태 관광지로 바꿔 놓았다.

들판에 핀 보랏빛 자운영, 천변의 노란 유채꽃 위로 나비가 훨훨 날아다니는 친환경 생태 축제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것. 올해 5월 열린 나비축제에 찾아온 방문객은 100만 명 정도였다.

개최 비용으로 6억 원이 들었지만 입장료와 이 지역 주민들이 벌어들인 영업수익을 합하면 투자비용의 18배가 넘는 경제적 효과를 얻었다.

부수적인 경제 효과도 나타났다. 나비를 형상화해 만든 고유 브랜드 ‘나르다’의 상표권을 팔아 함평군은 지금까지 70여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 지역의 쌀, 한우 등도 ‘친환경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얻어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 밖에 나비를 키워 판매하는 신기술, 곤충에서 유용한 미생물을 추출해 신약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나비축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함평군은 한 번 더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 4월 18일부터 6월 1일까지 45일간 함평읍 내교리와 수호리 일대(27만 m²)에서 ‘2008 함평 세계 나비 곤충 엑스포’를 개최하기로 한 것.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공인 박람회’다.

함평군은 앞으로 나비축제와 엑스포를 격년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이 군수는 “내년은 함평군이 생긴 지 600년째 되는 해이며 나비축제가 열린 지 10년째 되는 해”라며 “그런 의미 있는 해에 열리는 엑스포를 통해 함평을 한국 최고의 생태 중심지로 키워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함평=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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