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나라… 외가 찾아 情 나눌래요”

  • 입력 2006년 10월 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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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음식도 만들고 맛있는 것 실컷 먹고 싶어요.”

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의 혼혈 미녀 가드 마리아 브라운(22·사진)은 설레는 마음으로 추석을 기다려 왔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8월 말 입국 후 난생 처음 한국에서 한가위를 맞는다. 4일 오후 서울역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외가가 있는 대구로 귀성길에 올라 민족 대이동에도 동참했다. 미국 메릴랜드에 사는 어머니 임태순(50) 씨가 일(편의점 운영) 때문에 한국을 찾을 수 없어 딸에게 외갓집 방문을 권했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외할아버지와 외삼촌 등 친지를 찾아뵙고 차례도 지낼 계획. 미국에 있을 때는 휴일이 아닌 추석 대신 11월 말 추수감사절에 가족과 한자리에 모여 뒤늦게나마 송편 생선전 등을 먹었다고 한다.

“말로만 듣던 추석을 직접 경험해 보게 돼 기대가 커요. 한복 차림으로 절을 하고 민속놀이도 해 보고 싶어요. 좋아하는 불고기도 만들어 보고요.”

미국 페이스대를 졸업한 그는 경기당 27.6분을 뛰며 평균 9.7득점, 5.3리바운드, 2.9어시스트를 올렸다. 국내 무대에서 뛰게 될 ‘미국 국적 혼혈선수 1호’인 브라운은 뛰어난 미모를 지녀 내년 1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벌써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는데도 어머니의 철저한 교육 덕분에 개인주의보다는 남을 배려하고 예의바른 행동을 보여 동료들의 찬사를 받는다. 설거지, 빨래, 청소할 때는 동료들 것까지 대신 해 줄 정도. 앞으로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으로 귀화해 태극마크를 달겠다는 꿈도 있다.

“부상 없이 첫 시즌에 멋진 모습을 보여 줬으면 좋겠어요. 우리 팀이 꼭 우승도 하고요.”

보름달을 보며 빌 소원도 미리 정했다는 브라운에게 올 추석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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