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2006 이웃사랑' 사상 최다 모금…1500여억원

  • 입력 2006년 1월 31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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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뇌종양과 씨름해 오던 정모(12) 양은 지난해 11월 말 사망했다.

정 양의 침실 구석에는 동전 6만5000원이 든 대형 돼지저금통이 발견됐고, 부모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정 양의 평소 소망대로 이 돈을 이웃돕기성금으로 기부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서울 동작구 사당3동 동사무소 입구에서 순대 노점상을 하는 A 씨. 그는 올해 초 하루 매상 30만원6000원 전부를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바쳤다.

"이름만이라도 알자"는 직원의 간곡한 설득에도 A 씨는 "이름을 알리고 싶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해온 '희망 2006 이웃사랑 캠페인'이 62일 만인 31일 마감됐다.

올해는 당초 목표액인 1205억원보다 약 300억원이 많은 1500여억원을 모금한 것으로 추정돼 체감온도도 124.5℃로 이른다.

이는 사상 최대 모금액을 기록했던 지난해 성금규모(1185억원)보다 약 315억원이 많은 것이며, 체감온도도 지난해(120℃) 보다 약 4.5℃ 높은 것.

올해는 기업 기부금이 911억여 원에 달해 지난해(789억원)보다 120여 억원이 많았다.

특히 모금회는 행사 시작 당일부터 62일 동안 매일 1명씩 행복지킴이를 선정했다.

행복지킴이 1호는 쇼핑몰을 운영하며 한해 동안 무려 2000만원을 기부한 염경진(41·서울 송파구) 씨에게 돌아갔다. 염 씨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100만원씩 총 2000만원을 기부했다.

최고액을 기부한 행복지킴이는 삼성으로 무려 200억원을 기부했으며, 최저액 기부자는 10원짜리 동전 1198개를 비닐봉지에 담아 전달한 이종승(60) 씨로 기록됐다.

최고령 행복지킴이는 서울 송파구에서 빈병을 팔아 50만여원을 쾌척한 82세 양길종 씨였으며, 최연소 행복지킴이는 돼지저금통을 기탁한 광주시 월곡동의 정가은(6) 지은(5) 자매가 차지했다.

모금회 관계자는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조그마한 정성이 모여 사상 최대의 모금액을 기록하게 됐다"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중히 성금을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31일 서울광장에서 행사를 갖고 캠페인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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